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4살과 2살 된 아이들은 주말과 휴일이면 제 차지가 됩니다. 일주일 동안 지친 아내를 위한 배려이기도 하고, 아빠와의 시간을 많이 가지지 못한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보상하는 방법이죠. 아이들과의 시간이 마냥 행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건 헛된 꿈이었습니다. 두 아이들의 움직임은 제게 잠시의 휴식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두 아이가 아빠를 두고 벌이는 질투 전쟁도 장난이 아닙니다. 서로 아빠를 독차지 하려는 통에 누굴 먼저 안았다가는 다른 아이가 드러누워 세상 잃은 듯 울어댑니다. 힘들더라도 두 아이를 동시에 안던지, 아니면 눈치 봐가면서 몰래 몰래 한 명 씩 안아야했습니다. 아이들의 식사시간! 이제야 좀 쉴 수 있겠구나 싶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사방으로 돌아다닙니다. 결국 식사 시간마저 저와 아내는 밥그릇을 들고 한 아이씩 따라다니며 먹입니다. 결혼 전에 밥그릇, 숟가락을 들고 아이를 따라다니면서...
Jan 08,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흘러가는 인연 잡아 무엇하리 떠날 사람은 언제고 떠나리라 수려한 외모가 아니면 어떠리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더이다 서운한 마음 말한들 후련해지리 돌아서면 후회로 남는 것을 숨 고르고 비우리라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하나인 듯 늘 곁에 있어도 생각과 마음이 다르듯 알면서 바보스레 웃고 모르면서 장단 맞추는 울고 웃는 헛헛한 세상살이 처음 그 마음 그대로 흐르는 물과 같이 살렵니다. 임숙희 시인의 <흐르는 물과 같이 살렵니다> 누구나 시련은 피해갈 수 없고 아등바등 해도 때가 되어야 일이 풀리고 꼭 붙들고 있어도 시간은 저만치 달아납니다. 그러니 조금 서운해도 그런가 보다, 어차피 지난 일 모두 잊었노라고, 알아도 모른 척 허허 웃어 넘기며 그렇게 물 흐르듯 살아도 괜찮겠지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Jan 08,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요즘 운동을 다시 시작해서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제가 홈 트를 하는데 있어서 아들의 도움이 컸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하다 보니 날이 갈수록 아들의 잔소리가 심해집니다. 아들은 근육운동을 벌써 4년째 꾸준하게 하고 있다 보니!!사실~ 그쪽으로는 전문가 뺨 칠정도로 잘 알고 있고 몸도 좋다보니 늘 자신감 있는 모습을 갖고 있는 20대중반 청년이지요. 아니 그런데 이 녀석이 제가 운동할 때마다 자기가 하던 일도 멈추고 다가와서 계속 지도를 해주려고 합니다. 처음엔 좋았죠... 제가 잘못알고 있거나 혹은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할 때 옆에서 자세를 잡아주고 "나하는 거 잘보고 따라해 봐요. 이렇게 해야 근육이 잘나오고 예쁘게 만들어지거든!..아빠는 예전에 해본 게 있어서 조금만 더하면 근육이 잘 붙을 거야." 하면서 마치 전문트레이너가 PT를 해주듯이! 제 옆에 딱 붙어서 아주 열정적으로 가르쳐줍니다. 그런데 문제는...
Jan 08,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사는 게 힘들다고 말한다고 해서 내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말한다고 해서 나에게 고통이 없다는 뜻은 정말 아닙니다. 마음의 문 활짝 열면 행복은 천 개의 얼굴로 아니 무한대로 오는 것을 날마다 새롭게 경험합니다. 어디에 숨어 있다 고운 날개 달고 살짝 나타날지 모르는 나의 행복 행복과 숨바꼭질하는 설레임의 기쁨으로 사는 것이 오늘도 행복합니다. 이해인 시인의 <행복의 얼굴> 진흙 위에 연꽃이 피어나듯 시련과 절망 속에도 행복은 존재합니다. 행복하다고 믿는 사람의 마음에 언제나 활짝 웃는 사람의 얼굴에 감사함을 말하는 입술에 스며든 행복의 씨앗은 매일 삶의 기쁨으로 피어나니까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Jan 05,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동안이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남편이 퇴직한 2년 동안 부쩍 늙어버린 제 모습이 참 낯설게 와 닿습니다. 미장원 다녀온 지 20일만 지나면 제 머리는 어느새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고, 입가 주름은 얼마나 선명한지 양손으로 힘껏 귀밑까지 당겨보면 의학의 힘을 빌리는 사람들의 심정이 십분 이해가 됩니다. 남편과는 7년 연애 후 결혼했고 그 후 35년이란 긴 시간을 함께 했지만 어찌 그리 좋아하는 음식, 선호하는 티비 프로, 보는 책, 취미, 관심사 등이 다른지 부딪힐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루 종일 붙어 지내다 보니 더욱 그런 듯 해 점심, 저녁식사 후 무조건 밖으로 나가 비가 오나 눈이오나 추우나 더우나 하루 이만 보 가까이 걷다보니 부딪히는 횟수도 줄고, 덤으로 60이 넘은 나이에도 혈압이나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이 아주 정상입니다. 나이 들어감이 서글픈 나날들 속에서도 하루에 두 번은 행복해 지...
Jan 05,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살면서 실수 한 번 안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실수의 크기에 따라 상황은 달라지지만 그래도 처음 실수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세요. 실수를 한 사람도 속이 상하고 많이 미안할 거예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여러 사람 앞에서 타박하지 말고 환하게 웃으며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그리고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최유진 시인의 <실수> 수많은 성공은 누군가의 평가를 만들고 수많은 실패는 그들의 됨됨이를 만든다고 하죠. 그러니 실수해도 괜찮아요. 꼭 처음이 아니어도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부끄럽다고 도망가지 않고 뒤돌아보지 않음 돼요. 중요한 건 실수가 아닌 그 다음이니까.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Jan 04,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초등학교 보건교사로 지내온 지 어언 15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 사이 한 해 한 해 아이들은 졸업을 하고 초등학교를 떠나갑니다. 매번 머리가 아프다며 찡그리고 보건실에 들어서서는 이것저것 아픈 곳을 묻다보면 어느새 친구 상담을 하고 가는 지연이도, 코로나로 운동장 활동을 못하게 해도 어느 샌가 운동장 저쪽에서 뻥뻥 공차는 소리가 나서 보면 축구를 열심히 하고 있던 희찬이도, 아침마다 보건실 문을 열고 아침인사를 밝게 해주던 지우도, 늘 말이 없지만 도와달라는 말에는 제일 먼저 행동을 보이는 태민이도...매년 아이들을 졸업시킬 때면 초등학교에서는 제일 형님들이라서 어른 노릇하다가 중학교 올라가면 제일 어린 꼬맹이들이 될 텐데...생각이 들어 피식 웃움이 나다가도 걱정도 됩니다. 혹여 중학교에 가서 이렇게 밝고 착하던 아이들이 어리석게 나쁜 짓을 한다거나 험악한 행동을 하게 될까봐 말이죠. 마음속 걱정의 말을 졸업하는 ...
Jan 04,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돌아보면 내 인생은 실패투성이 이제 다시는 실패하지 않겠다 두 번째 화살은 맞지 않겠다고 조용히 울며 다짐하다가 아니야, 지금의 난 실패로 만들어진 나인데 실패한 꿈을 밀어 여기까지 왔는데 나에게 실패보다 더 무서운 건 의미 없는 성공이고 익숙한 것에 머무름이고 실패가 두려워 도사리는 것 실패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성공했지만 덧없는 것들이 있고 실패했지만 씨알이 되는 것도 있다 누군가는 새로운 길을 가다 쓰러져야만 그 쓰라림을 딛고 새날은 온다 이제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말고 준비에 실패함으로 실패를 준비하지 말고 실패를 정직하게 성찰하며 늘 새로운 실패를 하자 박노해 시인의 <늘 새로운 실패를 하자> 오늘의 성공이 내일의 안락함을 보장해주지 않고 오늘의 실패가 불행한 내일을 예고하진 않지요. 성공도 실패도 영원한 건 아무 것도 없어요. 실패는 몸과 마음을 고쳐가는 쉼의 시간일 뿐, 일어선다면 ...
Jan 02,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딸이 결혼하고 주말이면 한 번씩 사위와 저녁을 먹으로 집에 옵니다. 거창한 음식이 아니고, 아귀찜이라든지 삼겹살이든 구워서 가족끼리 모여 식사를 할 때면 행복이 따로 없더라고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의 마음도 알아가게 되고요. 딸이 결혼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제 음식에도 관심도 많아지고 어떻게 만들었는지 이것저것 물어보고 집에 갈 때는 조금이라도 싸가려는 모습이 마치 예전의 저를 보는 모습 같아 마음도 흐뭇해집니다. "엄마 ! 나는 음식 하나 만들려면 2시간은 걸려서 엄두를 못 내겠어!!!" "엄마도 처음엔 그랬어.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 하다보면 실수도 하고 맛도 이상하지만 그러면서 조금씩 좋아지는 거지!" 이렇게 말을 해줍니다. 가족이 또 다른 가족을 만들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됩니다. 어린애 같기만 한 딸이 어느새 결혼해서 가정을 꾸미고 산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
Jan 02,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Jan 01,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정신없이 달려갔다 넘어지고 다치고 눈물을 흘리면서 달려간 길에 12월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하니 지나간 시간이 발목을 잡아 놓고 돌아보는 맑은 눈동자를 1년이라는 상자에 소담스럽게 담아 놓았다 생각할 틈도 없이 여유를 간직할 틈도 없이 정신없이 또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남겨버린다 지치지도 않고 주춤거리지도 않고 시간은 또 흘러 마음에 담은 일기장을 한쪽 두 쪽 펼쳐 보게 한다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하는 인생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잃어버리는 삶이라지만 무엇을 얻었냐 보다 무엇을 잃어 버렸는가를 먼저 생각하며 인생을 그려놓는 일기장에 버려야 하는 것 을 기록하려고 한다 살아야 한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 두 가지 모두 중요하겠지만 둘 중 하나를 간직해야 한다면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소중히 여기고 싶다 많은 시간을 잊고 살았지만 분명한 것은 버려야 할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꼭 기억하고 싶다 하나 둘 생각해 본다...
Jan 01,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쓸쓸하게 살다보면 꽃잎도 쳐다보기 싫을 만큼 힘겨울 때가 있고, 만사가 버겁게 느껴질 만큼 이 세상이 무서울 때도 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내 생각을 내가 할퀴고 싶을 만큼 싫어질 때도 있고, 내 마음에 핀 꽃을 내 손으로 꺾어버리고 싶을 만큼 미워질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발아래를 한번 내려다보세요. 내가 남긴 발자국에 얼마나 많은 별들이 내려와 빛나고 있는지를요. 수많은 발길에 짓밟힌 풀잎들이 얼마나 혼신의 힘을 다해 자라고 있는지를요. 한 번쯤 칭찬도 해주고 박수도 쳐주세요. 우리가 산다는 건 물길을 닦아 바다를 헤엄쳐가는 물고기의 아름다운 지느러미처럼 생각의 지느러미를 흔들어 마음의 길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힘겨워하지 마세요. 나를 사랑하면 모든 게 행복해집니다. 이근대 시인의 <힘들었어요> 흔들리고 싶지 않은데 스치는 말 한 마디에 바람 앞에 촛불처럼 마음이 흔들리거나, 잘 사는 건지 확...
Jan 01,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인터넷 약정 기간이 끝난 걸 모르고 있다가, 할인 요금을 적용 받지 못한 요금을 두달 째 내고 있다는 걸 통장 정리를 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왜 제때 챙기지 못했지? 아껴도 시원치 않은 판에 도대체 얼마를 더 낸 거야?' 너무 속상해서 통신사로 전화를 해, 왜 약정 기간이 만료된 걸 알려주지 않았느냐고 항의를 했습니다. 상담 직원이 내 얘기를 듣고 나더니 "문자로 안내를 해드렸는데 확인을 못하신 것 같네요" 하면서도 본인의 잘못인 냥 사과를 했습니다. 그제 서야 통신사 문자를 확인하지 않고 그냥 지웠던 게 생각이 났습니다. 뭔가 링크를 하라는 문자가 오면 보이스 피싱 인줄 알고 다 지웠는데, 아마 그 중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실수를 해 놓고, 상담 직원에게 화풀이를 했던 게 미안했습니다. 나 때문에 기분이 상했을 친절한 직원에서 사과를 했습니다. "설명 잘 해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궁금증이 다 풀렸어...
Jan 01,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몹시도 추운 날이었습니다. 딸아이가 회사에서 받았다는데, 제 생각이 나서 아껴둔 맛난 음식을 준다기에 모처럼 마중을 나갔습니다. 그렇게 역전에서 딸아이와 만나 무거워 보이는 짐을 나눠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어구 어구! 저 아저씨 또 나오셨네.." 검정색 얇은 점퍼를 입고서 겨울 찬바람에 온통 웅크린 상태에서 앞에 수북이 쌓인 모과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제가 퇴근길에 몇 번이나 봐온 그 아저씬 항상 같은 자세로 그저 모과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단, 한 번도 가격고지를 한다거나.. 판매 멘트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사람들이 지나치면 물끄러미 쳐다보며 사달라는 모습뿐이었습니다. 처음엔 황금빛으로 예뻤던 모과가 점점 노랑 빛도 덜해가고 게다가 어떤 것은 얼은 것 같기도 하고...퇴근길엔 항상 장을 봐서 오느라 제 두 손이 비는 날이 없었는데, 그날은 한손이 비어 있어서 "조금이라도 사자~" "엄마! 모과상...
Jan 01,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매너리즘이 찾아왔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도 즐겁지 않고 퇴근 후 잠이 들 때면 이런저런 생각의 끝은 늘 부정적이거나 희망적이지 않아 악몽을 꾸기도 했습니다. 어느덧 안 해본 일보단 해본일이 더 많고 안 겪어본 것보단 겪어본 것들이 많아 어느 하나 즐거운 게 없고 호기심 역시 사라진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멍하니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거나 억지 잠을 청하는 저를 보며 이런 삶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자책에 빠지곤 했습니다. 친구들과의 연락도 안 한지 10년이 넘어가는 친구도 생기고 이젠 친구의 소식도 궁금하지 않게 되니 하루가 정말 의미 없고 즐겁지 않았습니다. 이런 저를 보며 한숨을 내쉬던 저의 아내가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오빠는 우물 안 개구리 같아. 오빠는 좁은 울타리 안에 갇혀서 마치 모든 걸 다해본 것처럼 말하는데 오빠가 할 수 있는 게 과연 무엇이 있을까 생...
Jan 01,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몇 해 전 몸이 좋지 않아 시골로 내려간 친구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두 손을 잡고 그동안 못 다한 수다를 떨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얼굴이 많이 평온해지고 보기 좋았습니다. 옆에 같이 있을 때는 항상 뭔가에 쫒기는 모습으로 매일을 허덕거리며 일중독에 빠진 사람 같았습니다. 돌아서서 일, 또 일 ,,옆에서 보기가 너무 안쓰럽고 딱해서 쉬엄쉬엄 하라고 일부러 불러내 드라이브 같다 올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친구는 눈으로는 풍경들을 보면서도 마음은 가게에 가 있어 혹시 전화라도 오면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런 친구가 몸에 병이 생기면서 모든 것을 다 내려놓게 되면서 방황도 많이 했습니다. 다행이 옆에서 딸래미가 잘 보살펴 준 덕분에 지금은 많이 여유로워진 거 같습니다. 가게를 접고 허물어져가는 고향집을 수리 해 내려갔다고 합니다. 가끔 우리들을 불러 직접 ...
Dec 29, 2022•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겉보기엔 멀쩡한데 발이 빠져나간 구두의 뒤축이 한쪽으로 심하게 닳았다 보이지 않은 경사가 있다 보이는 몸이 그럴진대는 헤아릴 수도 없을 마음의 경사여 구두 뒤축도 없는 마음의 기울기는 무엇이 보정해주나 또 뒷모습만 들켜주는 그 경사를 누가 보아주나 마지막 구두를 벗었을 때 생애의 기울기를 볼 수 있을 것인가 수평을 이룰 때 비로소 완성되어버릴 생이여, 비애여 닳은 구두 뒤축 덕분에 나는 지금 멀쩡하게 보일 뿐이다 복효근 시인의 <구두 뒤축에 대한 단상> 신발 뒤축의 닳은 정도나 방향을 보면 그 사람의 몸의 상태를 알 수 있어요. 그렇게 마음도 쉽게 가늠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마음이 닳아가는 정도는 아무도 알 수가 없죠. 그래서 더 자주, 세심하게 들여다봐야 해요. 신발처럼 바로 새것으로 바꿀 수도 없고 한 번 다친 마음은 쉽게 아물지 않으니 말예요. See omnystudio.com/listene...
Dec 29, 2022•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하고 12살 차이가 나는 큰언니가 미국 플로리다 올란도에서 살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어디든 똑같겠지만 타국에서 다른 피부색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민자의 삶은 녹록치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언니는 잘 버텨냈고 지금은 대형마트에서 매니저로 근무하며 미국인 남편과 16살, 11살 두 딸도 있습니다. 지금은 한국을 더 낯설어 할 정도로 미국에서 완벽히 자리를 잡은 언니네 가족이지만 연로하신 부모님은 해가 갈수록 타국에 있는 자식 생각이 깊어지시는 것 같습니다. 뉴스를 보다 미국 총기사고가 나오면 시차 계산도 없이 바로 언니에게 전화 하셔서는 '거기 너무 위험해서 안 되겠다. 이참에 싹 정리하고 애들이랑 같이 들어오너라.'' 그러면 언니는 '엄마! 여기는 괜찮아! 미국 땅이 얼마나 넓은데~ 텍사스까지 여기서 비행기 타고 가도 세 시간이에요.! 여기는 아무렇지도 않아~ 걱정 하지마세요.'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면 엄마의 얼굴엔...
Dec 28, 2022•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함께 간다는 것은 줄 맞춰 나란히 간다는 게 아니야. 모두가 똑같은 걸음으로 간다는 것도 아니야. 어느 때는 늦게 어느 때는 빠르게 걸어가더라도 같이 가는 옆 사람의 걸음을 살피며 가는 일이야. 그 걸음 속에 들어있는 마음들을 읽으면서 가는 일이야. 문삼석 시인의 <함께 간다는 것> 누군가 곁에 있어도 외로울 수 있어요. 그래서 늘 반 발짝 뒤에 있어야 해요. 그 사람의 얼굴부터 옆모습, 뒤통수의 표정까지 다 볼 수 있고, 그 사람의 모든 말을 귀에 담을 수 있으니까. 또 그 사람이 언제든 고개를 돌리면 미소 짓는 나를 볼 수 있을 테니 말예요. 그러니 반 발짝 물러서서 진심을 전해보세요. ‘함께’는 진심이 맞닿을 때 빛나는 말이니까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Dec 28, 2022•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밤새 눈이 내린 하얀 설원 위에서 옛 추억하나를 끄집어 내 첫 발자국을 안깁니다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사연 뽀드득뽀드득 눈에 밝힐까 두려운 마음뿐이라도 결국 다 쓸모없는 것들이라 여겼는데 언덕 위를 힘겹게 턱걸이하고 보니 없으면 못 살 것 같고 혼자서 못 갈 것 같은 그런 세월이 숲을 이르렀다 낡은 흑백 영사기가 덜거덕 거리며 돌아가듯 수없이 재생하고픈 봄날 소풍 같은 그런 순간들이 아름아름 펼쳐집니다 잠시 망각할 수는 있어도 영원히 잊고 살 수 없는 한 컷 한 컷 들이 퍼즐처럼 제자리를 찾아가고 마지막 한 조각 뚝 하고 떨어지는 그리움 최영복 시인의 <추억의 하얀 발자국> 잊어야 한다고, 지난 일은 모두 떨쳐버려야 내일을 살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요. 고통스런 순간마다 마음테가 하나씩 늘었고 힘겨울 때마다 함께 걸어 준 고마운 사람들이 있는 걸요. 시린 겨울 같은 인생, 그 위에 꾹꾹 발...
Dec 27, 2022•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장롱정리를 해 야지 해 야지 미루다 주말에 했습니다. 시집올 때 엄마가 해주신 목화솜이불. 장롱 맨 아래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그 위로 담요며 방석 등 자잘한 게 가득입니다. 이사할 때마다 버려야지 하면서도 엄마가 얼마나 힘겹게 만들어주신걸 알기에 선뜻 못 버리고 가지고 다녔습니다. 내 유년시절 우리 집 앞에 밭이 있었는데 그리 넓지는 않지만 엄만 골고루 심으셨습니다. 고구마도 감자도 들깨도, 참깨도 심으셨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김을 매고 부지런히 남에 일까지도 하며 사셨습니다. 그리고 잊지 않고 심으신 게 목화였습니다. 가을이면 수확을 하는데 목화송이를 따와서 장독대에 광주리에 깨끗하게 말려 밤이면 목화씨를 발라내 다시 말려 다락방에 두곤 하셨습니다. 제 기억으로 10여 년 동안 조금씩 모으신 거 같습니다. 그러다 제가 결혼하겠다고 하니 선뜻 이불을 해 주셨습니다. 내 이불 한 채, 시부모님 이불 한 채를 동네 어...
Dec 27, 2022•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봉지라면 끓일 땐 언제나 한가운데 배가 갈라지도록 단번에 두 토막을 내곤 했다 별로 힘도 들지 않아서 사십 년 이상을 그렇게 살아왔는데 힘은 쓰는 게 아니라 부드럽게 빼는 것임을 아는 데 힘주어 두 발 딛고 일어선 뒤로 오십오 년이 걸렸다 힘들면 힘내지 말라고 그래도 힘내서 살아왔는데 라면 봉지 모서리 끝 톱니가 맥없이 뜯어진다 임장혁 시인의 <힘쓰는 법> 무조건 힘을 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억울할 땐 이를 더 악 물고 버거울 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조금 더 조금 더 힘을 주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힘을 뺍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걸 휘어지지 않으면 부러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그래도 인생의 힘 조절은 여전히 어려워 아직도 힘쓰는 법을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Dec 26, 2022•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친구랑 30년 만에 은사님을 만났습니다. 고 1때 역사 선생님. 선생님은 늘 학교의 불합리한 결정들에 당당히 맞서 싸우셨습니다. 친구가 반장이 되고 학년대표가 되었을 때 학교 관행상 그때 만 해도 교무실과 아이들에게 간식을 돌려야 했는데 선생님은 어려운 친구의 형편을 알고 절대 그런 걸 못하게 하였고 교장선생님의 눈치를 보셔야 했죠. 선생님이 그 학교에 있는 동안은 집안이 어려운 아이들도 반장 부회장 회장등등 당당하게 나갈 수 있었고 우리 학교는 청렴결백한 학교로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늘 선생님은 어려운 학생, 육성회비를 못내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었고 자습서가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참고서도 사주셨습니다. 그렇게 학생들 편에 서서 일만하셨던 선생님, 우리가 선생님을 댁에 방문했을 때 연세가 80. 친구와 제 이름을 기억해 주시는 데 기적 같았습니다. 수업할 때 그 목소리와 표정. 30년 전이랑 똑같았습니다. ‘네가 ...
Dec 26, 2022•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엄마~ 먹구 싶은 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 내가 사 줄게." "엄마~ 갖고 싶은 거 뭐 없어? 필요한 거 있음 얘기해. 내가 다 사줄게." "엄마~ 엄마랑 어디 여행도 가구 그래야하는데..." "엄마~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아빠랑 운동도 열심히 하구. 알았지?" 주말마다 또 가끔 시간이 되면 집에 오는 예쁜 딸. 함께 살 때는 눈에 거슬리는 것도 있고 잔소리도 하구 했는데 전화 속 예쁜 딸은 늘 말합니다. 뭐든 사주고 해준다고 말 만 하라고...근데 사실 우리 부모들 뭐가 먹고 싶다고 뭐 사와라 뭐 갖고 싶다고 사줘라. 나 어디 가고 싶으니 여행가자. 그런 얘기 잘 안하잖아요? 자식한테 괜히 부담 주는 것 같고 짐 되는 거 같고...근데 제가 요즘 가장 후회되는 것이 요양원 계셨던 우리 엄마하고 여행한번 가본 적이 없는 거예요. 엄마가 집에 계실 때 좋아하는 소고기나 간식 등은 나름 챙겨드리고 방문할 때마다 뭐...
Dec 25, 2022•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일 년 만에 묵직한 목돈이 쥐어졌습니다. ‘이걸로 뭘 할까?’ 행복한 고민이 잠시 시작됐습니다. 단벌신사인 남편의 양복 한 벌 사줄까, 구두 밑창과 테두리도 보풀이 일 었던데.. 롱 패딩을 걸치고 나가는 딸의 뒤태에서 오리털이 삐죽이 여기저기 나와 있는 모습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딸아이는 정색을 하며 전에부터 그랬는데 새삼스레 유난을 떠는 엄마 모습으로 비춰졌는지 아무렇지도 않다며 휘익 나가기는 하는데, 내 마음은 뒤숭숭합니다. 한 덩치 하는 아들은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외모와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눈치인데 어디에 차려입고 나설만한 옷이 없는 듯합니다. 생각은 많은데 결론은 돈이 문제입니다. 목돈이 생겼다고는 하지만 금액은 몇 십 만원. 내가 생각하고 있는 가족에게 줄 선물을 충당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일 년 동안 친목모임에서 모은 건데 처음 시작은 자신이 하고 싶거나 자신을 위해 쓰기로 했죠. 그래서 돈을 받으면 두 ...
Dec 25, 2022•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되고 싶다 인생에서 가장 달콤한 만남은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같은 만남이다 사랑하는 마음대로 기도하는 마음대로 축복하는 마음대로 보고 싶은 마음대로 누구나 예쁜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되듯이 오늘 나는 그대에게 가는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되고 싶다 흔한 크리스마스 케이크에게 그대에게 가는 사랑의 길을 묻는다 그대에게 가려고 크리스마스 케이크 한 상자를 샀다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뭉그러져도 뭉그러져도 예쁜 크리스마스 케이크인 그대 누군가에게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슬픈 사랑이다 내게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그대에게 가는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사라진 길이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마치 한 사람을 위한 오래된 사랑 같다 오래된 사랑이나 잊혀진 사람들은 모두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되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의 촛불에서는 오래된 사랑 타는 냄새나 잊혀진 사람 향기가 난다 연인 같은 예쁜 사람이 사분하여...
Dec 25, 2022•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Dec 25, 2022•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살아온 세월은 아름다웠다고 비로소 가만가만 끄덕이고 싶습니다. 황금저택에 명예의 꽃다발로 둘러 싸여야 만이 아름다운 삶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길지도 짧지도 않았으나 걸어온 길에는 그립게 찍혀진 발자국들도 소중하고 영원한 느낌표가 되어 주는 사람과 얘기 거리도 있었노라고 작아서 시시하나 안 잊히는 사건들도 이제 돌아보니 영원한 느낌표가 되어 있었노라고 그래서 우리의 지난날들은 아름답고 아름다웠으니 앞으로도 절대로 초조하지 말며, 순리로 다만 성실을 다하며, 작아도 알차게 예쁘게 살면서, 이 작은 가슴 가득히 영원한 느낌표를 채워 가자고 그것들은 보석보다 아름답고 귀중한 우리의 추억과 재산이라고 우리만 아는 미소를 건네주고 싶습니다. 미인이 못 되어도, 일등을 못 했어도, 출세하지 못 했어도, 골고루 갖춰 놓고 살지는 못해도 우정과 사랑은 내 것이었듯이 아니 나아가서 우리의 것이듯이 앞으로도 나는 그렇게 살고자 합니다....
Dec 25, 2022•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오랜만에 대청소를 했습니다. 필요 없는 건 이웃들에게 나눠주거나 버리기도 하고 팔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몇 개월 후 ...남편이 혼자 뭘 찾고 있습니다. ‘이방에 내가 엘피 음반들이랑 옛날 시디 모아뒀거든.. 그게 감쪽같이 사라졌네.’ "그거 내가 팔았어...“그러자 남편은 "그걸 팔아?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그거 처박아두고 사용하지도 않잖아...그래서 내가 중고 카페 같은 곳에 내놓고 파니까 잘 팔리던데...남편은 어이없고 황당하다는 듯 '당신은 내 소중한 추억을 판 거야!"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데 추억 타령은?” "이 사람이 미안하다고 말하지는 못할망정 비아냥 거려?" "그래 그러면 제대로 정리해서 두든지..정리도 안 해 놓고 엉망으로 해 두었으니 나는 팔아도 되는 줄 알았지.” 그런데 잠시 뒤 남편은 "당신 저번에 보니까 몇 십년 전 부터 보관해 둔 책들 많더라..그거 내가 좀 팔아줄까???‘ "아니...
Dec 25, 2022•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긴 터널을 지나는 중입니다 저 끝에는 늘 푸른 바다에서 빨간 태양이 솟아오르고 있을까요 투명한 하늘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앞뒤도 보이지 않는 지독한 어둠, 그 터무니없는 붙잡아 둘 수 없는 생각들 쫓다가 석 잠인지 넉 잠인지 자다가 일어나 다시 환생하는 하얀 햇살 안고 들어가 문을 닫은 숱한 사연의 고치들 수북이 쌓아놓고 갈 길 찾아낼 수 있기를 빌면서 그 터널을 지나는 중입니다 눈 발, 어둠으로 쏟아져도 아무데에나 닿을 수 있는 하얀 길이 보이는 밤입니다 유창섭 시인의 <동지> 처음 코로나를 마주했을 땐 조금만 참고 견디면 이겨낼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불황과 함께 지금까지 우린 그 속에 있지요. 가장 두려운 건 터널 같은 이 불황의 끝을 알 수 없다는 것. 하지만 그리 오래가진 않을 겁니다. 캄캄한 어둠 속 저 멀리 보이는 작은 빛 거기에 터널의 끝이 있고, 우린 그 빛을 따라가길 포기하지 않을...
Dec 22, 2022•3 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