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일주일전에 사왔던 열무김치가 맛있다는 말에 동서도 조금, 이웃도 조금 나누다보니 다시 열무를 사야했습니다. 곱으로 올라버린 열무를 보니 어릴 적 고향 농촌이 그려집니다. 처서 전. 후로 해서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었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채소가격을 보니 우리도 채소를 심어 야겠다 는 생각이 듭니다. 이웃에 사는 분이 연세가 많아 본인이 짓던 밭을 주겠다고 하십니다. 처음에는 그 밭에 무얼 심을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농사 지어본지 50년이 넘다보니 남편도 망서 립니다. 하지만 배우면서 지어보자고 하는 남편의 말대로 올해는 우리도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자고 했습니다. 처음이라 부족한 게 많기는 해도 모르면 물어보고 농사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배워야겠습니다. 남편이 퇴비와 밑거름을 준비한다고 하니 농자재 판매하시는 분이 자세히 알려주십니다. 퇴비. 밑 비료. 토양살충제. 새잎이 나면 진디물이 채소에 부지 못하게 약도 ...
Aug 30,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대학 4학년인 큰 딸이 마지막 학기 6개월간을 강남에 있는 회사에서 인턴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회사까지 두 시간이 넘게 걸리다보니 집에서의 출퇴근은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날부터 내내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회사 근처에 방 하나를 얻으려면 월세에 관리비까지 꽤 들텐데..그런데 어느 날 큰 딸이 고시 텔을 알아보고 있다고 합니다. 인턴 월급이 나오는데 그걸로 월세를 해결하겠다고 합니다. 며칠 후 방을 보러갔는데 놀라울 만큼 깔끔했습니다. 그리 넓지는 않지만 작은 침대 하나와 화장대 하나 샤워 실 겸 화장실이 있습니다. 그제 서야 안도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24시간 냉난방이 되니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도 문제없어 보였습니다. 공용 공간에는 세탁기와 건조기 그리고 각종 취사도구까지 간단한 음식은 해 먹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 순간, 그 동안의 마음 졸임이 안도의 한숨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렇...
Aug 29,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길> 디지털 세상이 된 지 오래지만 인생의 길 찾기는 여전히 아날로그. 늘 갈림길에서 고민해야 하고, 길을 잘못 들어 돌아가기 부지기수지만, 어디선가 잃은 나를 찾아가는 이 길이, 저 멀리 희망이란 불빛을 따라 걷는 이 길이, 그리 싫지만은 않습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Aug 29,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러하여 마지막 한 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아슬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하며 저리도 눈부신가요 몹시 앓을 듯한 이 예감은 시들기 직전의 꽃들이 내지르는 향기 같은 것인가요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나희덕 시인의 <찬비 내리고(편지 1)> 난간에 매달린 마지막 물방울처럼 끝끝내 떨쳐내지 못한 마음이 하나쯤은 있지요.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 조금 나아질까, 누가 툭 건드려줘 눈물이라도 쏟으면 나을 텐데. 하지만 혹여 마음의 짐이 그이에게 옮겨 갈까 봐 가슴 끄트머리에 매달린 끈질긴 힘겨움을 그냥 가만히 놓아둡니다. See o...
Aug 28,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감기에 걸린 지 벌써 2달이 넘어갑니다. 처음에는 몸살인가보다 하면서 감기약 먹으면서 일했는데 낫지를 않더니 결국 후각과 미각을 잃어버렸습니다. 병원에서는 큰 병원엘 가보라고 했습니다. 낫겠지 하고 생각했다가 큰 병원 가보라는 말에 겁이 덜컥 났습니다. 냄새를 맡지 못하니 일하면서도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것들이 불편하기만 합니다. 아내가 아픈 저를 위해서 이것저것 신경 써서 만들어주는 음식도 맛이 있는지 없는지, 짠지, 싱거운지도 모른 체 먹고 있습니다. 그렇게 운동하면서 빼려고 해도 안 빠지던 살이 두 달 만에 6키로 정도 빠졌습니다. 신경 쓰고 못 먹어서 빠진 살이라 그런지 하루하루가 피곤하기만합니다. 몸이 가벼운 게 아니고 오히려 무겁기만 합니다. 아프다고 회사 일을 안 할 수도 없고 요즘 일이 많아서 야근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저에겐 많이 버겁고 힘이 듭니다. 반갑지 않은 갱년기도 함께 와서 엎친 데 덮친 격이...
Aug 28,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오 삼 불고기는.? 아버지가 내시는 퀴즈를 들은 우리 아이들이 어리둥절하면서 ‘할아버지 왜 갑자기 먹 거리 퀴즈가 나와요?’ 우리 아이들은 역사를 좋아해서 우리 집은 역사책이 많이 있습니다. 덕분에 저도 아이들과 같이 책 읽는 시간도 많아집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댁을 찾을 적에도 아이들은 책을 들고 나섭니다. ‘차 안에서 흔들리니까 할아버지 집에 가서 읽자꾸나.’아내의 말에 냉큼 ‘네네, 조금만 참을게요.’ ‘그런데 말이야. 야, 그거 아냐?’ 형이 동생에게 질문을 합니다. 역사에 관한 질문들입니다. 아내도 맞히려 하다가 결국 못 맞히고 형제들이 주고받은 질문과 답을 들으려고 쫑긋합니다. 할아버지 집에 도착해 인사를 하고 할머니가 만들어놓으신 녹두전과 찐만두 등을 맛있게 먹으면서 아이들은 한창 신나합니다. 할아버지께서 다짜고짜 말씀하시는 임금님 이야기, 목화씨 이야기, 을지문덕 장군 이야기.. 할아버지도 어지간한 역...
Aug 27,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나이 들수록 웃을 일이 줄어들고 매사 심드렁해집니다. 아파트 놀이터를 지날 때면 떠들며 웃고 뛰노는 아이들이 예뻐서 한동안 바라봅니다. 미끄럼틀, 시소만 있어도 온종일 뛰노는 아이들에 비해 중년을 지나면서 흥미를 느낀 일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요즘 제가 때 아닌 춤바람이 났습니다. 주민 센터에서 주 2회 진행하는 라인댄스인데요. 용어도 생소한 라인댄스를 접하게 된 계기는 손위 형님의 체험담 때문이었지요. 신나고 운동도 제법 된다는 말을 듣고 5년 전 처음 도전했을 때, 정말 암담했습니다. 운동신경 제로인 제가 스텝을 따라가는 건 불가능하게 여겨졌습니다. 혼자 방향 틀리고 스텝도 못 따라하고.. "몸치인 제게 라인댄스는 넘 사벽이라 그만 두어야겠어요." 라고 옆에 선배들에게 말하니, 다들 처음엔 헤매고 포기하려고 하지만 한두 달 지나면 따라할 수 있으니 기다리라고 조언해 줍니다. 조금 배우다 여행 다니고 코...
Aug 27,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세월의 깊이일까 그 깊이만큼이나 세월의 흐름을 조금씩 알아갑니다 날마다 잊지 않고 날 반겨주는 오늘 그대 있으니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가끔은 그대에게 투정도 부릴 수 있으니 그것 또한 즐거움이 아닌가 싶습니다 초록친구들 따라 베란다를 지나 거실로 들어온 예쁜 햇살 한 줌 살포시 안아봅니다 참으로 가슴이 따뜻합니다 사랑스런 그대 오늘을 만남에 눈물이 나도록 고맙고 감사합니다 내 심장이 먼 길 떠나는 그날까지 아무 말 없이 오늘 그대만을 사랑하겠습니다. 김이진 시인의 <오늘 그대가 있기에> 아무리 미워해도 아침이면 햇살과 함께 찾아오는 오늘. 해 질 무렵이면 온갖 푸념을 늘어놓고, 깊은 밤이 되면 원망까지 하는데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곁에 있지요. 세상에 누가 나를 그렇게 아껴줄까요. 그러니 매일 선물처럼 오는 그 시간을, 나의 오늘을 더 사랑해야겠습니다. See omnystudio.com/lis...
Aug 27,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Aug 27,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마음에 들지 않던 오래전 사진 그 당시엔 제 얼굴 못난 줄 모르고 엄한 사진사를 탓하며 아무렇게 두었다가 많은 세월 흐른 지금 다시 꺼내어 보니 세련되지 못해도 뚫어져라 들여다보아도 현재의 모습보다 곱다 그렇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것은 나중에 추억 속에 옛날 사진 보며 행복한 미소 짓기 위함인가 보다! 김난희 시인의 <옛날 사진> 남이 찍은 사진은 왜 그리도 못나 보이는지. 지우거나 앨범에 끼우지 않고 대충 뒀었죠. 그런데 지금 보면 풋풋하고 앳된 그 얼굴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어요. 그러니 못난 사진들을 다 지워버리진 말자고요. 흐르는 시간 속에선 언제나 오늘이 가장 예쁜 날, 먼 훗날 ‘저 때 참 예뻤지. 정말 좋았어.’하고 미소 지을 추억을 미리미리 예약해두는 거니까.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Aug 27,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는 스무 살. 다시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10대를 졸업하고 20대로 첫걸음을 떼게 되었는데, 나는 아직 꿈이 없습니다. 사실 어쩌면, 누구보다 꿈이 많은 지도 모릅니다. 어렸을 때는 수학 교사가 되고 싶었고, 과학실험을 좋아해 연구원이 되고 싶기도 했고, 가족들과 다 같이 살 집을 지을 수 있는 건축가가 되고 싶기도 했으며, 바리스타가 되어 나만의 카페를 차리고도 싶었습니다. 의사가 되어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려내고 싶었고, 드라마작가가 되어 드라마를 만들고 싶기도 했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며 사원 증 매고 출근하는 로망을 이루고도 싶었습니다. 초,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어른들은 꿈이 없어도 된다고 했지만, 막상 지금은 꿈이 없는 게 무섭기만 합니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니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가 눈에 보이지 않는 기분입니다. 근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요? 모두 꿈을 확고하게 찾...
Aug 27,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이른 아침 재잘대는 새소리 요란하게 울려대는 알람 소리 눈 부신 햇살은 어느새 나의 잠을 깨우듯 볼을 살며시 어루만진다. 구수한 된장찌개가 끓는 동안 밥솥의 추는 어지럽게 흔들거리고 사랑의 양념이 들어간 반찬도 뚝딱 가만히 입가에 미소를 지어본다. 오늘도 삶의 향기 한 움큼을 찻잔에 넣어 마시는 한잔의 여유가 행복처럼 느껴지면 계절의 품속에 한발씩 발자국을 새기면 나의 삶은 야무지게 익어간다. 성경자 시인의 <삶을 그리다> 한때는 마치 풍경화를 그리듯 이것저것 일상에 많은 것을 채우려고 했었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하루하루가 여백이 더 많은 수묵화를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어떤 날은 커피 향이 주는 잠깐의 여유에 저녁이면 밥 짓는 연기 속의 단내만으로도 때론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에 마음이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 들거든요. 인생의 여백을 채워주는 작고 야무진 행복들, 오늘도 소소한 일상에 그런 행복 하나...
Aug 24,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지난 토요일은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맞는 첫 생신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내야 할지..처음에는 사형제만 모여 생신 상 차려 드리고, 어머니에 관한 추억과 기억들을 편하게 나누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어머니가 평소 좋아하시던 음식을 형제들이 나눠서 한 가지씩 해오기로 했고요. 그런데 하루 전에 올케가 본인도 오고 싶다고 합니다. 올케가 오면 아이들도 와야 하고, 언니네, 여동생 네 가족들도 오고 싶다는데..저는 그냥 처음 계획대로 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언니가 어머니를 추억하는 자리이니 오고 싶다는 데 못 오게 할 수는 없다고 계획을 바꾸자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일이 커지고 말았습니다. 간단히 차리려고 했던 생신상이 양도 많아지고 가짓수도 늘게 되었습니다. 언니는 전복미역국, 문어숙회를 해오겠다 하고, 올케는 불고기에 전을 부쳐 오겠다고 하고, 여동생은 잡채를 하고 케이크를 사오겠다고 합니다. 저는 어머니 편찮으실 때 ...
Aug 24,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장모님이 연세가 들어가시니 딸아이 방학 때 내려가 뵈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비행기표를 예매 했습니다. 휴가를 받아 아내와 초등학생 딸과 제주도로 갔습니다. 마중 나온 처남 차를 타고 장모님께 가, 인사를 드리고 난 뒤 아침 식사를 맛있게 했습니다. 몇 달 만에 손녀를 보고 ‘길에서 보면 모를 정도로 컸구나.’ 손을 만지며 어깨를 쓰다듬어 주십니다. 낮에는 더우니 바다에 가 수영을 하고 저물면 텃밭에 가서 농작물 수확을 하자고 하십니다. 그렇게 해가 뉘엿뉘엿 질 때 텃밭으로 이동했는데 가지, 오이, 상추, 토마토, 부추, 케일, 수박, 참외~~~가짓수가 많습니다. 수확한 작물을 분류해서 비닐봉지에 넣더니 이웃집에 나눠 준다며 앞장서라 하십니다. 한 집, 한 집 건네며 사위와 손녀라고 소개를 하시며 행복해 하셨습니다. 저녁에는 쑥을 태워 모기를 쫓으며 처남 네 가족과 모두 모여 평상에서 고기를 구워 신선한 야채로 쌈을 싸 ...
Aug 23,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늘 걸어서 출퇴근하는 거리에는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도 외소하고 허리가 50도로 휘어진 할머니가 손수레로 박스들을 모으십니다. 어떤 날은 손수레에 가득 찬 박스가 오고 있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아 자세히 보니 할머니가 손수레를 밀고 계십니다. 오늘도 그 거리엔 많은 상인들이 박스를 가계 앞에 내 놓고 할머닌 언제나 처 럼 천천히 박스를 싣고 계셨는데 커피 집에서 중년 남자분이 아이스커피를 들고 나와서 할머니께 권합니다. "모친요, 요거한잔 하이소. 날씨가 너무 덥습니더." 할머니는 목에 걸친 수건으로 얼굴의 땀을 닦으며 손수레를 잡고 한쪽 손으로 커피를 받으십니다. "고맙소. 아제! 잘 먹겠소." 저는 전화를 받는 척 하면서 두 분의 아름다운광경을 계속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아이스커피를 마시다가 커피집 앞 모퉁이 벽을 기대고 앉으셨습니다. 그러자 들어갔던 그 남자분이 나오더니 할머니의 가느다란 팔에 팔짱을 끼십니다...
Aug 23,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살아가면서 고생한 이야기 이런 것도 해봤다는 이야기 그런 삶의 이야깃거리가 있으신가요. 살아가면서 어찌 우여곡절이 없겠습니까 그 고비 고비를 기어이 넘어가던 산봉우리들을 돌아봅니다. 어떤 때는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하고 나 홀로 헤쳐가야만 하던 때도 있었고, 어떤 때는 발돋움 할 수 있게 귀한 도움 받지만 결국 끝까지 헤쳐나가야 하는 것은 내 몫입니다. 이런 귀한 경험이 있기에 새로운 고비를 맞이하면 인생의 산봉우리 하나 더 넘어볼까 하며 신발 끈을 조여 매고 발을 탕탕 굴러봅니다. 문익호 시인의 <발을 탕탕 굴러봅니다> 산전수전 공중전, 안 겪어본 일이 없어 두려울 것 하나 없다고 큰소리치는 우리지만, 다시 새로운 시작 앞에 서게 되면 왠지 마음이 조금 작아집니다. 두려워서가 아니라, 얼마나 힘들지 알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래, 해보자며 힘을 냅니다. 우린 인생에 있어서 만큼은 단도부회, 자...
Aug 23,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세상은 그저 그런 것이 아니다 못난 사람 있으면 잘난 사람도 있고 부자가 있으면 가난한 자도 있고 공평하지 못한 세계이다 열심히 일해도 개미 일 같다 일확천금의 욕심을 부리다가 근심과 낙망의 세계로 떨어지느니 그저 평범하게 인생의 발자취에 도장을 찍고 원리원칙대로 사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좋은 삶의 방식이 아닐까 이리하여 사람은 불공평의 세상에서 자기 잘난 멋에 살아간다 나는 오늘도 출근부에 도장을 찍고 환히 웃으며 멋진 하루를 시작한다 신주연 시인의 <세상은 불공평하다> 어쩌면 세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불공평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행복을 만들어갈 시간만큼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집니다. 그래서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해요.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든, 자기 잘난 맛에 살든,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생의 마지막 순간에 웃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테니까요. See omny...
Aug 23,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기분 전환을 위해 따뜻하고 달달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데 이 커피를 좋아하시던 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살아 계실 때 매일 아침마다 믹스 커피에 설탕 한 스푼을 더 넣어 달달하게 마시며 웃으시던 엄마. 그리운 마음에 아직 지우지 않은 엄마와 주고받았던 문자 메시지를 들여다봅니다. 대부분 잘 잤냐,,,밥은 먹었냐,,,아프지 말거라,.함부로 돈 쓰지 말고 모아라,,등등 그땐 그 말들이 듣기 싫어서 알았어,,,라며 매몰차게 말 했는데 지금은 이런 말을 해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엄마가 떠나신지 3년짼데 시간이 갈수록 잊혀 지기보다 는 더 그립고 보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살아 계실 때 내가 너무 엄마한테 살갑게 하지 못하고 잘 해드린 것이 없어 많은 후회가 남는데 그땐 내가 경제적으로 마음으로 여유가 없다 보니 엄마를 많이 챙겨드리지 못했습니다. 이제 해 드리려고 하니 그 어디에도 계시지 않습니다. 오늘도 엄마는 공원묘지에...
Aug 21,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그렇게 아팠는가 그대의 고통 속에서 품어져 나오는 한숨이 모든 걸 녹이고 있어 열정으로 치달아 쏟아진 그 열기도 감당하기 어려워 쏟고 쏟아서 모든 걸 태워 하얀 잿더미로 만들어 놓은들 그대의 속만 더 타들어 갈 텐데 이제 그만 멈추기를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그 빨갛다 못해 검게 타버린 속을 어루만져 다독여 주고 싶어 살아내는 거 살아간다는 거 녹록지 않다는 거 삶이 다 그런 거 아니겠는가 한현희 시인의 <불볕> 타들어 가는 우리 속도 모르고 뜨거운 열기를 더하며 화를 돋우던 철없던 여름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지, 언제부턴가 결이 조금 다른 차분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어요. 그 바람 따라서 지치는 불볕더위도, 불볕 같은 하루하루의 고됨도, 이제 그만 물러나길 바라봅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Aug 21,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노을이 너무 예쁘게 내려서 학교 옥상에 올라갔어 혼자 올라갔는데 네가 왔어 “노을 보러?” “응” 노을이 너무 예뻐서 또 네가 왔고 또 네가 왔고 또 네가 왔어 노을이 너무 예뻐서 우리는 나란히 앉아 노을을 봤어 뭐랄까...... 오늘 같은 저녁은......어쩌다 오게 된 거겠지만...... 이 세상이...... 너무 아름다운 것 같다고...... 태어나길 참 잘했다고...... 우리는 비슷한 마음이었을 거야 두 손을 국자처럼 모아 하늘을 이만큼 떠내고 싶은, 지는 해의 마지막 즙을 꾹 짜내고 싶은, 이 생생한 붉은빛을 아픈 누군가에게 떠먹이면 병이 나을 것만 같은, 손바닥에 남은 노을의 지문을 오래 들여다보고 싶은, 붉게 번진 우리들의...... 따뜻한 그림자...... 아픈 게 다 나은 것만 같은...... 그런 저녁이었어 김선우 시인의 <뭐랄까, 오늘 같은 저녁은> 그냥 옥상에 올라가고 싶은 날이 있...
Aug 20,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2017년 저희 집에서 6주간 홈스테이 했던 스페인의 안달루시아에 사는 게스트로부터 이메일이 왔습니다. "이번 한국 잼버리 축제에 고등학생 딸이 친구랑 가는데 끝날 때 쯤 제가 한국에 가서 딸과 여행을 하려고 합니다. 제가 공부했던 학교, 그리고 미세스 김 집에 가고 싶습니다." 얼른 답장을 보내고 들뜬 나날을 보냈습니다. 잼버리 대회 끝나기 하루 전 공항에 도착한 에밀리아 씨는 공항버스를 타고 저희 집에 오셨습니다. 이산가족 상봉한 것처럼 반가운 나머지 눈시울이 붉어지고 안부를 물으며 저녁을 먹고 수다로 밤을 새웠습니다. 다음 날 딸을 만나기로 한 장소에 나갔습니다. 딸은 숙소를 호텔에 예약을 했다며 짐을 풀고 근처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관광을 했습니다. 에밀리아 씨는 전에 다녔던 곳이 익숙한 지, 딸에게 스페인어로 계속 설명을 합니다. 그리고 모녀는 한복을 대여해 갈아입고 민속박물관, 고궁박물관, 삼청동, 안국...
Aug 20,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평소와 같이 아침 6시에 산책을 나섰습니다. 코스는 주변에서 일출을 제일 먼저 보는 춘갑봉을 지나 강릉에 대표 명소 인 경포호수 쪽으로 향했습니다. 산책은 늘 2시간씩 하나 요즘은 무더위로 1시간 반을 하고 있습니다. 출발 후 1시간쯤 지났을까 80대 초반쯤 보이는 한 할머니가 버스대기소 의자에 앉으려 하는데 한 번에 앉지를 못하고 여러 번을 되풀이 하다 앉는 데만 한 3분쯤 힘들게 앉습니다. 갑자기 여러해 전에 하늘나라에 가신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어렸을 때 우리 어머니는 자식 4남매를 키우기 위해 늘 머리에는 무거운 무, 배추 등을 이고 다녔고 손에는 늘 짐이 들려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엄마는 당연히 머리에도 손에도 짐을 이고 들고 다니겠지 생각 했습니다. 언제는 버스를 타려고 무거운 짐을 이고 지고 달려가는 모습도 본 적이 있습니다. 이제 서야 생각을 해 보면 손에 든 물건이라도 들어 드렸다면 지금쯤 가...
Aug 20,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나에게 하루 중 가장 풍요로운 음악콘서트 시간인 저녁스케치는 올드 팝 중심으로 들려준다. 근데 그냥 올드 팝 이라고만 치부 할 순 없다. 오프닝 음악부터 중간 중간 음악들, 그러다가 마무리 시간이 되면 아쉬움마저 들게 한다. 난 좀 오랜 기간 이 방송을 들어왔다. 때론 신선감 있는 최신음악이 고파서 다른 채널로 돌렸다가도 도대체 저녁스케치는 지금 어떤 음악을 들려줄까 싶어 다시 저녁스케치로 돌아온다. 화려하지도 않고, 최신 팝도 아니지만 아련함을 불러일으키는 뭔가가 있다. 과거의 한 시절로 완전히 돌아가 있게도 한다. 옛 음악과 함께, 잊었던 옛사람을 기억나게도 한다. 젊은 시절, 학창시절, 군 시절, 해외현장 근무시절, 결혼 초년기, 중년기를 지나 장년에 이르기까지 노래에 따라 인생역사가 영사필름처럼 폴~ 폴~ 풀려 나온다. 이쯤 되면 음악이 묘약이 아닐 수 없다. 그 힘은 올드 팝에 있다. 이런저런 음악들이 갖은...
Aug 20,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집에서 놉니다. 노니, 좋습니다. 아파트 정원에 산딸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희고 고운 꽃잎들이 초록의 나뭇잎 위에 십자 모양으로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피었습니다. 초여름꽃은 흰 꽃들이 많답니다. 이팝나무 꽃, 층층나무 꽃, 때죽나무 꽃, 때죽나무 꽃은 대롱대롱 매달려 피지요. 꽃술 끝이 노란 그 꽃들도 희고 곱답니다. 꽃이 질 때 그것들을 오래오래 바라보면 내 몸에 실린 짐들을 하나둘 몸 밖으로 던지는 꿈을 꿉니다. 마음의 짐을 다 내려놓으면 눈이 저절로 감깁니다. 눈이 감기면 내 몸은 빈 배가 되어 어느 먼 곳으로 기우뚱기우뚱 떠갑니다. 한없이, 한이 없이, 좋습니다. 순순한 바다, 먼 수평선 너머로 나는 나를 놓고 깜박 꺼져서. 그래요. 그렇게 당신의 흰 발꿈치에 가만히 가닿고 싶은 나는 한 조각 빈 배지요. 김용택 시인의 <나는 조각배> 평생 아등바등, 여유라고는 모르고 살았으니 시간이 넉넉하다 한들...
Aug 20,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Aug 20, 2023•3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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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7,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Aug 17,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야야, 맨날 말조심 또 말조심하고 살아야. 벽에도 귀가 있다니께. 하늘이 두 조각 나더라도 사람 가슴에 못 박는 말은 절대 하지 말고. 우쨌거나 말 함부로 내뱉으모 하는 일마다 자꾸 꼬인다 카더라. 그라고 오데 가서 함부로 남 욕하는 소리 듣거들랑, 집에 얼릉 가서 귀를 싹싹 씻고. 못 볼 거 보거들랑 눈도 싹싹 씻어야제. 이렇게 작은 일에 정성을 다하모 하늘이 감동한다니께. 그라이 맨날 몸과 맘을 깨끗하게 섬겨야 한대이. 늙은이 말이라꼬 잔소리로 듣지 말고 가슴에 새겨 놓거라이. 알것제. 서정홍 시인의 <문득문득 떠오르는> 하는 일마다 벽에 부딪히는 느낌인데 믿었던 사람에게 실망까지 하고 사는 게 참 버겁다 싶은 날이면, 어릴 적 어른들의 당부들이 떠오르곤 합니다. 잔소린 줄 알고 건성건성 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하나도 거를 것 없던 지혜의 말들. 유난히 힘들었던 오늘, 흩어진 그 말들을 한데 모아 가슴...
Aug 16,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살이 쪄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올봄 건강 검진에서 과체중과 고지혈증이 있다는 결과를 받고는 요즘 열심히 체중 관리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고등학생인 아들이 농구하다가 다리를 다쳐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밖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아들은 등심 치즈 돈까스랑 고로케랑 우동, 음료수까지 주문했고 저는 돈까스만 주문을 했습니다. 아들에게 ‘너 그 많은 음식을 다 먹을 수 있겠냐’ 고 물으니 ‘이 정도는 기본이죠. 이래도 잘 때 또 배가 고파서 라면 끓여 먹고 잘 때도 있어요.’ 하길 레 ‘넌 좋겠다. 그렇게 먹고 싶은 것 다 먹어도 살이 안찌니, 아빠가 너처럼 먹었다가는 아마도 살이 엄청 찔걸?’‘아빠도 살 안찌고 싶으면 운동을 하세요. 전 학교에서 점심시간이면 축구하고 학교 마치고도 실내 체육관에서 배드민턴 치고 집에 와서도 홈트도 매일 30분씩 하잖아요.’ 합니다. 며칠 뒤 아...
Aug 16,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고향을 찾는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 따라 고향마을이 부쩍 그립습니다. 내 고향마을에서 면소재지에 있는 학교에 가려면 높은 산을 넘어야만 갈수 있었는데 마을에서 학교까지는 십리 길이었습니다. 왕복 이 십리길. 산길을 걸을 때면 힘들 때도 있지만 산길 가에 각종 풀꽃들이 반겨주는데 그중에서 찔레꽃은 잊히지 않는 꽃입니다. 겨울에는 가시 돋친 앙상한 가지만 보이다가 봄이 되면 싹이 돋아 너울너울 푸르름을 더해줬지요. 찔레는 성장속도가 빨라 금방 한 무리를 이뤄 천지가 찔레인 듯싶다가 동전만 한 흰색 꽃들이 만개할 때는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찔레꽃은 여느 꽃에 비할 수 없는 짙은 향기를 내뿜습니다. 잠시 눈을 감으면 금세 향기에 젖어 머리가 맑아집니다. 더우기 잊히지 않는 것은 내 목마름을 해소해 줬기 때문입니다. 십리 길을 걷다보면 숨이 차고 목이 마른데 그럴 때면 연한 찔레 순을 꺾어 껍질을 벗겨낸...
Aug 16, 2023•4 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