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내가 당신에게 배운 가장 소중한 가르침은 낙법이었다 당신이 당신의 생애 전체를 기울여 나를 메치고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어두운 골목길에 쓰러뜨리고 벼랑 아래로 힘껏 떠밀어버린 것도 결국은 나에게 낙법을 가르치기 위함이었다 넘어지면 넘어지면 되고 쓰러지면 쓰러지면 된다는 것을 새가 바람에 자신을 맡기는 것처럼 기차를 타면 기차에 나를 맡기는 것처럼 넘어지면 넘어진 곳에 쓰러지면 쓰러진 곳에 나를 맡기면 된다는 것을 진실로 가르치기 위함이었다 그리하여 넘어져도 제대로 넘어지는 법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는 데에 내 존재를 다하여 나는 가난한 당신의 사랑이 필요했다 정호승 시인의 <낙법> 넘어져야 바닥을 딛고 설 수 있고 바닥에 닿아야 치고 올라올 수 있어요. 사람을 잃어봐야 믿는 법을 알게 되고 사랑을 놓치고 나면 고마움을 깨닫게 되죠. 그래서 일어서는 법이 아니라 낙법을 알아야 해요. 그것도 아주 잘...
Sep 14,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오래되다 보니 여기저기 손봐야 할 곳이 많았습니다. 안방 화장실에 물이 샌다고 아래층에서 얘기를 해 수리했고, 베란다는 전에 살던 분이 화분이 많아 타일 색이 바래 고 틈새가 보기 흉해 덧씌우는 작업을 해 깨끗하게 변화를 주었습니다..1년 전. 코로나로 집 콕 하면서 지내는데 부엌 싱크대 문이 틀어졌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집 전체 리 모델링을 하면 좋겠지만 짐을 옮기고 가족들이 밖에서 잠을 자야해 엄두가 안 나서 부엌만 리모델링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홈쇼핑에서 부엌 리모델링하는 상품이 있어서 견적을 받고 공사를 날짜를 정했습니다. 공사 전날 그릇을 다른 장소로 옮기고 다음 날 업자들이 와서 집안 구석구석에 비닐을 씌워 분진 차단막을 설치하고 뜯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틀째 날은 설치공사를 하고 저녁 무렵에는 공사는 끝났습니다. 하자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연락해달라며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한 달 ...
Sep 13,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서너숟가락씩 덜어줄 때마다 국물은 도란도란 깊고 시원해진다 나눠 먹던 내력 때문이다 밥 굶는 일 이웃이 모르도록 빈 솥 끓여 굴뚝 연기 피우던 먼 기억까지 국물 맛이 잇대어졌기 때문이다 밥 먹는 소리 담장을 넘지 않도록 나무 숟가락을 쓰던 서러운 얘기가 콧등을 친다 건네주고 남은 것만이 정선 메밀국죽이 된다 메밀 한톨 한톨이 끌어안고 있던 작은 상처를 마신다 후룩후룩 서러움으로 몸을 녹인다 조금씩 좋은 사람이 된다 이정록 시인의 <메밀국죽> 음식에 대한 기억은 가슴에 새겨진 지문과도 같아서 지우고 싶어도 쉽게 지워지지 않아요. 그래선지 고생한 기억이 떠올라 쳐다보기도 싫었던 음식이 시간이 흐를수록 자꾸만 생각납니다. 그건 맛보다도 추억, 콩 한 쪽도 나누려던 마음, 시린 마음을 어루만져 주던 그때의 따스한 정이 그리운 것이겠지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
Sep 13,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희 부부는 결혼 7년차입니다. 대도시에서 자랐던 아내와 저는 경북의 소도시에서 30년 된 복도식 아파트 제일 끝집에 전세를 얻어 신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밤이면 아랫집 싸우는 소리, 윗집에서 쿵쾅대는 소리, 옆집 아저씨의 코고는 소리까지.. 마침, 전세 만기가 될 무렵 아내의 고향인 대도시로 이직할 기회가 생긴 저는 이 때가 기회다 싶어 집주인에게 전세기한 까지만 지내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은 준비된 몫 돈이 없다며 다음 세입자를 구할 때 까지 기다려달라고 합니다. 저희는 다음 세입자가 구해지기만을 밤낮으로 기도했고 다행히 전세기한을 20일 앞두고 다음 세입자가 구해져서 이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사할 집을 알아보는데 아내가 말했습니다. "여보, 나 복도식 말고 2집만 있는 그런 아파트에 살고 싶어. "아내의 의견에 맞춰 그간 알뜰히 모은 2천 만 원과 전세보증금, 그리고 전세금 대출로 25년 정도...
Sep 12,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어제보다 더 젊어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조금 더 건강해질 수는 있다 어제보다 더 많이 가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조금 더 나눌 수는 있다 어제보다 더 강해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더 지혜로울 수는 있다 어제보다 더 가까이 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조금 더 생각할 수는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어제보다 조금만 더 이문재 시인의 <어제보다 조금 더>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지만 노력하면 미래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고,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인생의 방향은 언제든 바꿀 수 있어요. 그러니 마음은 넓게, 삶은 깊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어 가요. 그리고 어제보다 조금만 더, 매일매일 조금씩 행복해지기로 해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Sep 12,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사각형 종이 모서리 하나 접으면 오각형이 되지 하나 더 접으면 육각형이 되고 계속 접다 보면 모서리가 사라진 원이 되지 둥글게 살아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바로 그 원 살짝만 밀어도 데구루루 구르고 내리막을 만나면 가속도 붙어 질주하는 원 안을 잘 봐 수많은 모서리에 찔려 있지 얼마나 아프겠어 좀 덜컹거리면 어때 좀 느리면 어때 난 접지 않고 살 거야 착하다 착하다 부드러운 손길에 접힌 모서리들 다시 펴며 살 거야 내가 외로웠던 건 원과 원으로 만나려 했기 때문이었어 더 이상 겉돌지 않을래 기지개 켜듯 모서리 펴고 마음 가는 곳에 콕 박혀 살래 이장근 시인의 <겉돌지 않을래> 적당히 둥글게, 때론 모나도 되는데, 둥글둥글 착하게 사느라 입은 마음의 상처들이 얼마나 많은지. 착해도 싫은 건 싫고 아닌 건 아닌 거예요. 착하다고 내 마음을 버려두란 건 아니니까. 이젠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면서 착한 사람...
Sep 11,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 강원도 고성, 화진포 바닷가를 다녀왔습니다. 문득 올 여름이 가기 전에 그리고 더 나이 들기 전에 물놀이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남편하고 떠났습니다. 이 곳 해수욕장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자주 갔던 곳이라 친숙하고 반가운 곳입니다. 날씨도 좋고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해변으로 나갔습니다. 모자를 눌러쓰고 선글라스도 쓰고 긴 팔, 긴 바지로 온 몸을 감추고 풍덩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나이도 잊고 어린아이처럼 물장구도 치고 수영도 하고 힘든 줄도 모르고 신나게 즐겼습니다. 잠시 나와서 모래밭에 누워 하늘을 보니 어린 시절 여름날이 생각났습니다. 수영장도 없었고 그렇다고 여름에 해수욕장은 갈 형편도 아니었고 오로지 동네 냇물이 우리들의 수영장이자 해수욕장이었습니다, 여름이면 여자아이 남자아이 할 것 없이 다 냇물로 모입니다. 물놀이 기구도 없으니 밭에서 오이나 가지, 참외, 토마토 등을 따 가지고 와...
Sep 11,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우리 집 세 남매가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고향에 모였습니다. 부모님 모시고 밥 먹고 커피 마시러 카페에 들렀습니다. 서로의 일 때문에 이렇게 한꺼번에 다 모이지 못하는데 함께 모여 웃고 떠드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습니다. 카페를 나가면서 원두커피를 사 가려고 가격은 얼마인지 살펴보았습니다. 그것을 본 남동생은 ”누나들! 원두 몇 개 사가요. 내가 사줄게.“ 합니다. ”그래 고마워“ 그러고는 원두커피 봉지 뒤에 가격표를 보는데‘어머! 너무 비싸!’하면서 얼른 내려놓았습니다. 엄마는 ”좋은 것 골라봐. 동생이 사준다는데“ 하지만 나는 ”엄마 빨리 나가자! 우리 동네 가서 사자! “라고 엄마 손을 붙잡았습니다. 둘째 여동생은 원두커피를 두개를 골라서“난 이거 두개!”라면서 남동생에게 건 냈고 나는“ 나는 안 살게! 집에 원두 남았어!” 라고 했습니다. “커피원두 동네에서 파는 커피에 세배가격이야. 너무 비싸!”라고 하...
Sep 10,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Sep 10,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는 2년마다 이사를 합니다. 전세계약이 2년으로 되어 있어서 전세계약이 만료되면 어김없이 새로운 전세 집을 찾기 위해 찾아다녀야 하죠. 그런데 늘 돌아오는 2년. 한두 번도 아닌데 이번엔 정말 유독 힘들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지금 살고 있는 동네를 벗어나고 싶지 않아서이고 둘째 이유는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엔 작은 마을이라 전세집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네는 사람보단 나무가 많고 자동차 경적소리보단 새소리가 더 많은 곳입니다. 집을 나서면 공원이 펼쳐지고 걷기 좋아하는 제겐 그야말로 떠나지 않고 싶은 곳이죠. 그런데 이사를 한 달이 채 안 남은 때에 정말 기적처럼 전세 집을 구했습니다. 세상에 지금 살고 있는 이 마을도 저를 놓아줄 생각은 없었나 봅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사준비를 했습니다. 어찌 어찌 하다 보니 살림은 더 늘었네요. 언제 이렇게 많은 살림들이 ...
Sep 10,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는 고등학교에 교사입니다. 저희 학교는 요즘 스포츠 클럽 경기로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학업에 묶여 지내는 일반고 아이들이라 참여가 얼마나 되겠나 싶었는데...웬~걸, 열기가 유럽 프리미어 리그 못지않습니다. 방과 후면 바로 학원으로 향해야 하는 아이들~ 급식 시간을 아껴가며 진행하는 승부이기에 더욱 짜릿합니다. 경기는 학년별로 진행하는 리그전...저희 반은 10반과 두 번째 경기를 치렀습니다. 첫 경기는 2반과 1:1 무승부 그리고 두 번째 경기, 10반은 운명의 라이벌입니다. 지난 기말고사에서도 국어, 영어, 수학 과목에서 저희 반을 앞질렀지요. 아침부터 오가는 녀석들의 신경전이 귀여워서...“이기고 지는 게 뭐~ 대~수냐, 그냥 즐~겨”라고 했지만...내심으로는 저도 승리의 짜릿함을 기다렸습니다. 시작 휘슬이 울리고, 경기 5분 만에 10반의 대포 슛이 저희 골 망을 뚫었습니다. 순간 10반 응원석은 함성과 열...
Sep 10,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사랑 해야 되는데 실패가 두려운 게 아니라 후회할까 또 후회할까 두려워 사랑 해야 되는데 그럼에도 해야 되는데 항상 그렇듯 뭐가 뭔지 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사는 게 우리 계획대로 되던가 사랑 또한 그러하니 해도 안해도 사랑 고것 참 곽나연 시인의 <고것 참>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해야죠.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도 당연히 아무도 몰라준다고 해도 무조건 다름 아닌 사랑이니까. 받을 때보다 줄 때 더 빛나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사랑이니까.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Sep 10,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나의 청춘아 인생이란 힘든 문제를 앞에 둔 네 머릿속에는 물음표로 가득하겠지 너의 힘으로 풀어 봐 심술궂은 돌부리 태클도 한숨으로 젖는 빗물 같은 슬픔도 짊어진 무게가 주는 고통도 미움을 안고 뒹구는 타는 사랑의 목마름까지도 네가 직접 부딪치고 겪어보려무나 그럴 때마다 인생이 주는 느낌표가 찾아오고 의문표는 마침표가 되고 스스로 감탄사란 삶의 답을 찾게 될 거야 그것이 바로 네 인생의 문제를 풀어가는 으뜸 공식일 거야 아마도 정기현 시인의 <으뜸 공식> 인생이란 온통 물음표인 세상에 맞서 느낌표를 찾아가는 기나긴 여정. 쓰디쓴 어느 날엔 말줄임표, 고단한 날들이 이어질 땐 쉼표, 행복한 순간은 기억하기 쉽도록 따옴표. 그렇게 나만의 인생 공식을 만들어갔으면 해요. 먼 훗날 여정의 끝에서 아주 잘 살았다며 멋지게 느낌표를 찍는 그날까지 말예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
Sep 10,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고 길러봐야 진정한 어른' 이라는 말씀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또한 제가 사춘기 시절 어머니는 늘 "너도 너랑 똑 닮은 자식 낳아 키워 봐라. 그 땐 엄마 마음 이해 할 거다." 하셨죠. 얼마 전의 일이었습니다. 초저녁까지 밥 잘 먹고 뛰놀던 아들 녀석이 늦은 밤이 되자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졌습니다. 밤이 깊을수록 얼굴은 창백해졌습니다. 응급실에 가기 전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밤 9시 이후에 울리는 전화벨은 혹시 가족이나 지인들로부터 좋지 못한 소식이 오는 건 아닌가 심장부터 두근거린다는 어머니, 역시 놀란 목소리로 "잠깐 기다려 봐라. 우리가 갈 테니까." 두 분은 잠옷 바람으로 달려 오셨고, 어머니는 종이가방에 담아 온 물건들을 꺼내면서 "저녁에 뭐 먹였니?" "불고기를 좋아해서..오늘은 다른 날보다 밥도 많이 먹긴 했는데.." "내가 보기엔 크게 체한 것 같...
Sep 07,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울산바위가 보이는 미시령 넘는 옛길에 서서 웅장함과 위풍의 바위에게 고개 숙여 여쭈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이 험난한 곳에서도 여여히 그렇게 살 수 있나요? 사람들은 나를 바위라고 이름 지어놓고 나에게 와서 마음 모아 합장하지 나는 합장하는 누구에게든 진단다 합장하는 손을 어찌 이기겠어 나는 평생 바위만 내는데... 이기고 싶어 하는 마음 내리고 무거운 마음 꺼내 놓는 이의 눈을 그저 가만히 바라봐 주고 마음의 말들 묵묵히 잘 들어주니 사람들 선연해진 착한 눈빛이 참 곱더라 돌아설 때 모습은 조금 가벼워 보이더라 그 사람들을 보는 내가 더 행복해지더라 다만 그뿐! 김희경 시인의 <바위의 말씀> 누군가를 굳이 이기려 하지 않고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니 내가 더 행복해지더라는 바위의 말. 그 지혜의 말에 고집 하나, 욕심 하나를 슬며시 내려놓아 봅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
Sep 07,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살아가면서 시를 쓸 수 있다는 건 이건 기쁨이야 생활고에서 꿈을 잃지 않고 우뚝 설 수 있다는 건 우연이 아닌 거지 삶 속에도 나의 열정이 결코 사그라들지 않았다는 건 내가 즐겨하기 때문이야 시향이 나의 펜 끝에서 마르지 않았다는 건 사랑하는 마음이 담겼든게지 나의 소망이 꿈길처럼 펼쳐진다는 건 가끔씩 다가오는 또 다른 행운이 남겨 있음이야 오래 머물지는 않아 배연옥 시인의 <행운이 온다는 건> 행운은 누구에게나 옵니다. 예고 없이 찾아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려 눈치채지 못할 뿐, 행운은 늘 우리 곁에 있어요. 그런 행운을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만드는 건 준비와 마음가짐. 그러니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행운들이 멀리 못 가도록 팔짱 꼭 끼고 말예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Sep 06,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어릴 때, 이사가 잦았던 우리 집. 그렇게 많은 동네를 오갔지만 내 기억 속에 지금까지 잊혀 지지 않는 곳은 부산입니다. 부산은 해마다 여름이 되면 관광객들로 붐비죠. 그중에는 배낭을 메고 여행하는 외국인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외국인은 우리 동네에 있는 중국집에서 본 분들입니다. 푹푹 찌는 8월의 어느 날, 아빠가 나랑 언니를 데리고 짜장면을 사준다고 중국집엘 갔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짜장면을 한 그릇씩 먹고 있는데 배낭을 맨 외국인 일곱 명이 들어왔습니다. 한국어를 전혀 못하던 그 분들이 손짓 발짓으로 주문을 하는데 탕수육 7개랑 짜장면 7개랑 맥주를 7병을 시키는 거였습니다. 짜장면은 각자 한 그릇씩 시키지만 탕수육은 보통 하나 시켜서 서너 명이 나눠 먹는게... 근데 그 분들은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빠에게 "아빠 탕수육 7개는 너무 많은 거 같은데, 얘기해줘야 되는 거 아냐?" 그...
Sep 06,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친정엄마는 여자가 결혼을 하면 무슨 일이 있든 참고 살고 그 집 귀신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형부와 싸우고 친정을 찾은 언니를 집안에 들이지 않고 그대로 돌려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런 언니가 안쓰러워 나는 언니 치맛자락을 붙잡고 엄마가 잠들면 집으로 들어가자고 그 때까지 함께 있어 준다고 하기도 햇습니다. "엄마 언니한테 왜 그러는데? 언니는 엄마 딸이 아니야? 언니가 형부와 못 살겠다는데.. 언니가 힘들다는데 엄마가 거둬 줘야지. 왜 그러는데“ 라며 엉엉 울기도 했습니다. 가끔 그냥 돌아서 가는 언니에게 나는 ‘언니 나도 집을 나갈 테니 나하고 단 둘이 살자.’그러면 언니는 기특한지 나를 살포시 안아주었습니다. 언니는 자유를 갈망 했지만 엄마의 닥 달에 그렇게 형부에게로 돌아갔습니다. 참고 견디고 산지 몇 십 년. 언니가 나중에 엄마에게 고마워했습니다. 참고 견디니 살만한 세상이 오더라고.. 그 때는 엄마가 원...
Sep 05,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푸른 바다 어귀에 등대처럼 서 있고 싶습니다. 당신이 계신 어둠의 바다에 언제나 미소 띤 눈빛으로 빛 맑은 등불이 되고 싶습니다. 망망히 앞만 바라보는 침묵이 더욱 빛을 발하기 위한 사색이라면 기꺼이 고독하고 싶습니다. 진종일 하늘 볕에 허기져도 물새들 두런두런 세상 얘기 들으며 바다가 평화롭기를 바라는 기도 설령 끝이 없는 출항으로 한생에 가난한 바위가 될지라도 등대처럼 서 있고 싶습니다. 권경우 시인의 <등대처럼> 바닷길에선 위험을 알려주는 등대. 하지만 인생길에선 안내자가 되지요. 그렇게 거창한 사람이 되길 바란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대에게 만큼은 한 줌 햇살 같은 미소로 변치 않는 마음으로 곁에 선 작은 등대 이고 싶습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Sep 05,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매일 같은 길 걷는 이유는 아빠란 이름을 준 아이들에게 꽃길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아침엔 해가 되고 저녁엔 달이 됩니다 남자로 태어나서 좋은 아빠 향기를 뿌리면 내 알곡이 토실토실 익고 남자 향기를 뿌리니 천년 지기 아내 얼굴은 꽃이 됩니다 무지개 바람 따라 사계절 세월 따라 여기까지 온 삶, 좋은 아빠로 머무는 자리에 피어난 소금꽃의 고단한 하루는 새로운 날의 희망을 부릅니다 오늘도 좋은 아빠로 한 울타리에 피어있는 화초들에게 목마르지 않게 물을 주고 바람 막아주는 일에 발걸음은 쉼 없이 걷고 또 걷습니다. 또, 한 줄기 불꽃이 발자국 남기면서 그 누군가의 등대가 되어주는 참 좋은 아빠입니다. 강사랑 시인의 <좋은 아빠> 자식은 부디 꽃길만 걷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일 소금꽃 피워가며 일하는 아버지. 세상에서 가장 귀한 그 소금 꽃길이 있어 가족의 하루는 매일 안녕할 수 있을 겁니다. ...
Sep 04,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여고 때부터 가깝게 지낸49년 지기 친구 순애...서른 즈음에 남편 근무지를 따라 내려간 낯선 도시 목포에서 만나 35년을 우정으로 이어온 친구 인숙...어느 날 갑자기 회사를 그만둔 남편을 도우려고 동생가게에 일하던 힘든 날에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던 동생 선용이..마흔 살에 아줌마 닷 컴에서 만난 25년 친구 정숙이, 필남이, 윤자, 내가 처음 사진을 시작할 때 함께했던 15년 사진반 동기들....언제나 저를 응원하는 큰언니, 작은언니, 여동생들,, 저의 서울 사진전을 축하해주며 발걸음을 해준 고마운 인연들입니다. 저는 지난 3월에 안양에서 저의 첫 사진 개인전을 열었는데 이번 8월에 다시 종로에서 서울전시를 했습니다. 의왕에서 종로까지 9일간의 전시기간 동안 친구 인숙이와 아는 동생 선용이는 전시기간 내내 전시장을 지켜주면서 제게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종로까지 왕복 4시간 거리임에도 체력보강 하라며 마늘과 꿀을 ...
Sep 04,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이쪽에서 그쪽으로 이 방향에서 그 방향으로 여기에서 거기로 가는 걸 어디메쯤 서성이는 네가 나는 궁금했다 밤에서 밤으로 불꽃에서 불꽃으로 사랑에서 사랑으로 오늘에서 내일로 바로 오늘에서 바로 내일로 가는 길 위에 서 있는 네가 나는 못내 그리웠다 거기 닿기 전에 만나야 할 지나치지 않고 꼭 붙들고 말 물어봐야 할 한번도 마주친 적 없는 네가 나는 끝끝내 미치도록 보고 싶다 박해석 시인의 <나는 끝끝내 미치도록 보고 싶다> 한 번쯤 우연이라도 마주쳤으면, 건너 건너 소식이라도 들었으면 하는 사람. 그 기억이 너무나도 까마득해 아직 오지 않은 내일처럼 낯설게 느껴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영문 모를 그리움이 깊어지는 미치도록 보고 싶은 그런 사람이 있지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Sep 03,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가을이 오면 가을이 와서 들판을 은행잎처럼 노랗게 물들이면 나도 대지의 빛깔로 나를 물들이리라 플라타너스 잎이 그러하듯 나도 내 영혼을 가을 하늘에 맡기리라 가을이 오면 다시 연필로 시를 쓰리라 지워지지 않는 청색 잉크 말고 썼다 지울 수 있는 연필로 용서로 천천히 시를 쓰리라 가을이 오면 코스모스 같은 이를 사랑하리라 칸나같이 붉은 이 말고 들국같이 연한 빛으로 가만히 나부끼는 이를 오래 사랑하리라 가을이 와서 한알의 사과가 겸허히 익고 있으면 타는 햇살과 비바람에도 감사하리라 사과나무처럼 잠시 눈을 감고 침묵하리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도종환 시인의 <가을이 오면> 알알이 익어가는 곡식들처럼 우리 마음도 곱게 영글어가는 가을, 아름다운 가을을 만드는 초연한 들국 향기처럼 우리에게도 은은한 삶의 향기가 스미길 바라며, 가을 속으로 천천히 걸어가야겠습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
Sep 03,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Sep 03,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우리 신조차반 모두가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처럼, 신규 전동차도 새로운 환경이 낯선지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듯합니다. 전동차도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난방기 가동을 최대한 사용하여야하는 등, 우리나라 4계절에도 적응하며 기존 환경에 적응하려니 이곳저곳 아픈 곳이 생기는 듯합니다. 신규전동차는 기존의 전동차 보다 센서가 많아서인지 이곳저곳 아프면 아프다고 센서를 통해 표현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일들이 처음에 계획하는 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욕심인 것처럼..여러 변수 또한 생기더라고요. 코로나의 여파로 전동차 제작기간이 지연되기도 하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업무가 지연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상황에 적응하다보니 또 1년의 시간이 흘러 신조차반 2주년이 되어가네요. 신조차가 처음에는 그렇게 어색해보였는데..이제는 사용기간이 다되어 폐차를 기다리는 노후전동차가 많이 낯설게 ...
Sep 03,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초등학생인 큰애는 밖에 나가자고 하면 "싫어. 엄마 혼자 나가." 이러며 휴대폰을 봅니다. 모처럼 가족끼리 외식이라도 하자고 하면 "귀찮아. 그냥 배달시켜 먹자." 하며 휴대폰 게임을 합니다. "아들아. 휴대폰 그만 보고 공부 좀 해." "알았어. 이거 다 보고 할게." 엄마 얼굴에 시선 한번 주지 않고 대답하는데 화도 내보고 소리도 질러 보지만 그뿐입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큰 애는 엄마가 하는 말에 말대꾸는 기본이고 짜증을 있는 대로 부립니다. 친구들이 말합니다.‘손님이고 투명인간처럼 대해’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평소처럼 설거지를 끝내고 소파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데 큰애가 문을 열고 나오더니 쭈볏거리며 "엄마.. 나 아픈 거 같아." 미운 감정이 가시처럼 박혀 "아프면 아픈 거지 아픈 거 같아는 뭐니?" 얼굴이 벌건 게 체온계를 찾아 귀에 댔더니 38도가 넘습니다. 택시를 잡아 근처 소아과로 가니 병원...
Sep 03,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하루도 빠짐없이 전송되어 오는 손자와 손녀의 사진을 보며 저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됩니다. 지금처럼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시절도 아니었고 카메라가 흔하던 시절도 아니어서 소풍날에도 잘사는 집 친구가 갖고 온 카메라에 모습을 담았었지요. 명절날 온 가족이 모처럼 입은 한복을 기념하기 위해 동네 사진관에 가서 찍은 사진이 저의 유일한 가족사진으로 남아 있습니다. 문득 그 생각이 나서 오래된 앨범을 들춰봤습니다. 흑백의 기억이 컬러로 와 닿았습니다. 모든 게 검고 하얗게 찍혔지만 제 기억 속 엄마의 모습은 초록저고리와 분홍치마를 입었었지요. 어느 날 아버지가 낡은 카메라를 갖고 오셨습니다. 어디서 났냐고 물었더니 중고 카메라를 사 오셨다는데...저는 너무 싫었습니다. 기왕이면 반짝반짝 멋지고 고급 진 새 카메라였으면 소풍가거나 사생대회 때 친구들에게 뽐내며 찍어줄 수 있을 텐데..."이게 겉은 낡았지만 얼마나 잘 찍히...
Sep 03,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1950년 12월 눈보라가 휘날리던 흥남부두에서 엄마는 부모님과 4남매와 함께 남으로 떠나온 실향민입니다.“그땐 그 배를 타야 하는 게 뭔지도 모르고 보따리를 이고 지고 동생들 손을 잡고 앞 다투어 올라타야 했지. 할머니는 생각이 있으셨던지 가족들의 먹을거리를 위해 돈 나가는 거를 누런 엿으로 모두 바꾸셨지. 막내 삼촌을 업은 할머니는 그 배에 꼭 올라타야 한다고 죽을힘을 다하셨지.‘엿~~? 왜 떡이나 주먹밥도 있을 텐데 하필 엿이지?”“아마 상하지 않고 배고픔을 채우기 위한 생각이셨던 것 같아. 엄마는 그날을 떠올리며 눈가가 빨개지셨습니다. 엄마가 탄 배는 여수에 도착해 돈 한 푼 없이 밑바닥부터 살아야만했다 하십니다. 외할머니는 새벽에 시장에 나가셔서 물건들을 떼어 머리에 이고 동네방네 발품 파는 일을 하셨는데 이북에 계실 때 의사였던 할아버지는 남한에 오셔서 병을 얻어 일찍 돌아가셔서 할머니가 가장 노릇을 해야...
Aug 31,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씨근덕씨근덕 그렇게도 몇날을 울던 제 울음소리를 잘게 썰어 햇볕에다 마구 버무리던 매미가 울음을 뚝 그쳤습니다 때맞춰 배롱나무는 달고 있던 귀고리들을 모두 떼어냈습니다 울음도 꽃도 처연한 무늬만 남았습니다 바람의 두께가 얇아졌습니다 안도현 시인의 <바람의 두께> 바람이 달라졌습니다.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의 두께가 종잇장처럼 얇고 가벼운 게, 벌써 가을이 시작됐나 봅니다. 그런 건들바람처럼, 가을엔 우리 삶의 무게도 조금 가벼워졌으면 좋겠습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Aug 31,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누구나 날 보면 쓸모가 없다고 한다 쓸모가 없다니 정말 다행이다 쓸모가 많아서 여기저기 불려 다니면 내가 가진 가장 중요한 쓸모가 뭔지 잊어버릴 거다 발견되지 않은 나만의 쓸모는 그래서 안전하다 안전한 날들이 쌓여서 어느 날 먼지 한 톨에도 기쁨을 나눌 수 있게 된다면 그때서야 발견할 것이다 나만 가진 쓸모를 신지영 시인의 <무쓸모>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말을 숱하게 듣던 우리지만, 쓸모없이 정이 많던 친구는 선생님이 되고 쓸모없이 먹성 좋던 친구는 요리사가 되고 쓸모없이 상냥하던 친구는 상담사가 되고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되어 가족과 함께 알콩달콩 살아가지요. 그렇게 저마다의 쓸모를 찾아가는 여정, 그게 바로 인생 아닐까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Aug 30, 2023•2 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