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30 <내 삶의 길목에서> - podcast episode cover

2023/08/30 <내 삶의 길목에서>

Aug 30, 20234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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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일주일전에 사왔던 열무김치가 맛있다는 말에 동서도 조금, 이웃도 조금 나누다보니 다시 열무를 사야했습니다. 곱으로 올라버린 열무를 보니 어릴 적 고향 농촌이 그려집니다. 처서 전. 후로 해서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었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채소가격을 보니 우리도 채소를 심어 야겠다 는 생각이 듭니다. 이웃에 사는 분이 연세가 많아 본인이 짓던 밭을 주겠다고 하십니다. 처음에는 그 밭에 무얼 심을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농사 지어본지 50년이 넘다보니 남편도 망서 립니다. 하지만 배우면서 지어보자고 하는 남편의 말대로 올해는 우리도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자고 했습니다. 처음이라 부족한 게 많기는 해도 모르면 물어보고 농사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배워야겠습니다. 남편이 퇴비와 밑거름을 준비한다고 하니 농자재 판매하시는 분이 자세히 알려주십니다. 퇴비. 밑 비료. 토양살충제. 새잎이 나면 진디물이 채소에 부지 못하게 약도 뿌려야 한다고 일려주십니다. ‘준비할게 생각보다 많네.’ 하면서 남편은 그 냥 사먹는 게 낳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예전에 우리 아버지는 ‘흙은 우리가 정성 드려 한 것만큼 결과를 준다.’고 하셨죠. 어릴 때 부모님의 일과를 조용히 되짚어보면 눈뜨면 들판으로 나가 종일 일을 하셨죠. 엄마는 밭에서, 아버지는 논에서 종일 보내셨던 생각이 납니다. 내 나이가 칠순의 길목에서 이제는 내손으로, 아니 남편과 함께 김장용 채소를 심네요. 내 손으로 심은 채소가 파릇파릇 자라는걸 보면 삶의 보람이 새롭지 않을까 싶습니다. 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니 내가 쏟은 정성만큼 채소도 잘 자라지 않을까 상상하면서 정성껏 씨앗을 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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