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신랑 흉을 실컷 보고 다니면 시원해야 하는데 그게 아닌가봅니다. 엄마 집에 갔다가우리 집에 오는데 남편이 엄청 미안한 얼굴을 한 채 서 있습니다. "장모님한테 갔다 왔어?" 하며 제가 든 반찬꾸러미를 받아듭니다. 나갔던 기세로 생각하면 그 손길을 뿌려져야 하는데 못이기는 척 꾸러미를 건넸습니다. 남편은 살짝 안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여보 내가 미안테이. 잘못했다. 두 번 다시 술 안 먹을 게. 내가 당신한테 할 말이 없다." 합니다. 울컥 눈물이 나려 하는데 나도 잘한 거 없다 싶습니다. 못이기는 척 ‘알았어.’ 하며 얼른 주방으로 들어갑니다. 잔치국수를 최고로 좋아하는 남편 벌써 몇 그릇째인지 모릅니다. 남편은 사실 밀가루 음식을 좀 절제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위장이 안 좋아서 아침이면 속 쓰리다고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친구만 만났다하면 술을 마시고 카드로 마구 결제를 하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람입니다. 장 ...
Feb 22,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사랑에도, 일에도, 미움에도, 그리움에도, 행복에도, 불행에도, 생에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끝없이 반복되는 끝에, 때로는 가난해지고, 때로는 풍요로워진다. 끝은 새로운 시작일 뿐. 생은 애써 답을 찾지 않아도 흐르면서 답을 찾아가기도 하고, 시간이 답을 내 앞에 불러 앉히기도 한다. 아무리 답이 없는 것 같아 보여도, 한순간 번쩍이는 불빛처럼, 짧게 빛은 주변을 서성인다. 잠깐이라 못보고 지나칠 뿐, 자세히 몰입해서 보면 보인다. 순간의 빛도. 설령 지금, 이별이라 해도, 언젠가는 서로의 빛이 되어, 다시 만난다. 지금 불행이라 생각 들면, 머지않아 한줄기 순간의 빛이 찾아온다. 행복을 안겨주는 빛, 그날이 오면 괜찮아지고, 다시 웃을 수 있다. 불행의 끝은 행복이니까. 치열하게 현실을 견뎌 이겨내면 돼. 온전하고 찬연한 향기 가득한 꽃이 되려면. 다부지게, 씩씩하게, 당당히, 이겨봐. ...
Feb 21,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결혼하자마자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남편의 직장을 따라 낯설고 물 설은 부산에서 고향에서 산 세월보다 더 오래 살고 있습니다. 결혼 후 첫 여름휴가를 맞아 시댁에 갔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였습니다. 시할아버지께서 치매가 와, 누가 누구인지 구별을 못하는 것은 물론 대, 소변도 가리지 못하였으며 식구들이 한눈파는 사이 밖으로 나가 온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는 소동이 있었습니다. 평소 저를 예뻐 해주시던 시할아버지의 그런 모습은 저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당시 시골에는 지금 같이 요양원이나 이런 것이 없어 그 소동과 소란을 식구들이 다 감내하고 살아야 했습니다. 더욱이 시어머니까지 몸이 불편하여 대장암 수술 후 회복 중인 시아버지께서 씻기고 하는 등 모든 것을 도맡아 하고 계셨습니다. 휴가를 하는 둥 마는 둥 마치고 집으로 와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나이가 들어 친정이나 시댁 어르신들이 저렇게 힘들어하시면 나는 어...
Feb 21,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고독하십니까, 운명이옵니다 몹시 그립고 쓸쓸하고, 외롭습니까, 운명이옵니다 어이없는 배신을 느끼십니까, 운명이옵니다 고립무원, 온 천하에 홀로 알아주는 사람도 없이 계시옵니까 그것도 당신의 운명이옵니다 아, 운명은 어찌할 수 없는 전생의 약속인 것을 그곳에 그렇게 민들레가 노랗게 피어 있는 것도 이곳에 이렇게 가랑잎이 소리 없이 내리는 것도 조병화 시인의 <외로운 벗에게> 아무리 인생이 홀로 왔다 홀로 가는 거라지만 그 말조차 씁쓸하게 들릴 때가 있습니다. 오히려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더라, 많이 가졌든, 적게 가졌든, 잘났든, 못났든, 들여다보면 비슷한 아픔과 외로움이 있더란 말,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곤 하죠. 그래서 ‘우리’라는 말이 좋습니다. 우리가 되는 순간, 운명처럼 느껴지는 고독도 견딜만한 일이 되니까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
Feb 20,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버지는 한글로 팝송을 적고 계십니다. 러브를 적어놓고 로브 라고 하십니다. 아들이 할아버지 노래노트를 보더니 쿡쿡 웃어댑니다. ‘조용히 해!’ 하고 눈치를 줬더니..‘넵넵’ 하면서도 다시 입에다가 손바닥을 갖다 대고 웃음을 참느라 애를 씁니다. 아버지는 평생소원이시던 영어학원을 등록 하셨습니다. 그냥 대충 생각했었지요. 그래서 문화센터의 어르신들 위한 프로그램을 살피기만 했는데 아버지는 그게 아니셨던 것 같습니다. "에헴...내가 말이지. 수준이 있는데 말이지." 하시면서요.... 우리 아버지. 맞아요. 수준 높으시지요 그래서 문화센터보다는 소수정예로 가르치는 고오급 진.......학원을 골라드렸습니다. 수강비는 점심 같이 드시는 것! 강사님은 전직주산학원 선생님입니다. ‘아니 뜬금없이 주산 선생님이 무슨 영어를 가르치신다고?’남편이 어리둥절했지만 평소 제가 살펴본 결과. 그 여사님은 보통이 넘는 분이셨습니다. 주...
Feb 20,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에 눈이 따갑고 간질거리며 아프더니 다래끼가 났습니다. 안과에 가서 치료하고 약을 받아왔습니다. 그렇게 두어 밤 자고 일어나니 이젠 코가 맹맹하고 목이 따가웠습니다. 약국 가서 간단하게 약을 사 먹었는데 그래도 콧물까지 나오고 목이며 온 몸이 아파왔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병원에 갔더니 목구멍이 많이 부었다며 주사를 맞고 약을 지어왔습니다. 약을 먹고 자리에 누웠는데 몸이 떨려오며 어찌나 추운지 이불을 두개씩이나 뒤집어썼습니다. 약을 먹은 덕분에 오랜만에 꿀잠을 자고 나서인지 아침에 일어나는데 몸이 좀 가벼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새벽에 일 나가는 남편 아침을 준비 하는데 남편은 좀 더 누워있으라고 하지만 챙겨주지 않으면 빈속으로 일 나가니 누릉지를 끓여 상을 차려 남편 먹을 때 나도 옆에 앉아 뜨끈한 누릉지 물을 먹는데 뱃속이 따뜻한 게 좋았습니다. 약 잘 챙겨먹으라는 남편의 걱정 어린 말을 뒤로하고 다시 자...
Feb 19,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Feb 19,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어떻게 살아야 꽃이 될 수 있을까 얼마나 착해야 향기가 될 수 있을까 어디에 가면 내 꽃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늘을 바라보면 구름을 닮고 싶고 바다를 바라보면 파도를 닮고 싶고 산을 바라보면 나무를 닮고 싶고 내 깊은 숲 속에 초록빛 꿈 하나 있어 봄이 오면 새는 지저귀나 봐 내 소망의 뜰에 분홍빛 사랑 하나 있어 봄이 오면 꽃은 피나 봐 외로운 들길에서도 해맑은 얼굴로 피어 있는 연보라 꽃 한 송이의 미소 피어나기 위해 기꺼이 참아내는 아픔이고 싶어 꽃이 피면 봄 앓이를 하나 봐 아지랑이 고운 언덕에 서면 눈물방울 글썽이는 파아란 꿈 빛 하늘가 다가가는 사랑이고 싶고 이루는 꿈이고 싶어 내 가슴에도 봄이 오나 봐 이채 시인의 <내 가슴에도 봄이 오나봐> 이미 마음이 봄에 가 있다는 걸 아는지 아직은 아니라며 바람이 고개를 젓고, 파란 하늘은 구름 뒤에 숨습니다. 그래도 달뜬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 이른 봄의...
Feb 19,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결혼 25년차. 시부모님과 한집에 산지도 25년 되었습니다. 그 사이 우리 가족은 3대가사는 7명의 대가족이 되었습니다. 젊은 날엔 일을 하느라 정신없었습니다. 그래도 부모님이 아이들을 봐주셔서 덕분에 마음 편히 일했고 인정도 받았는데 마음 한편으로는 조금 허전했습니다. 내가 일하는 사이 아이들이 훌쩍 커버렸고 엄마는 일하는 사람이고 자신들을 챙기는 건 할머니라는 생각에 할머니를 더 찾았습니다. 예전에 젊을 때는 열심히 일하면 중년이 되어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여전히 이번 달은 또 어떻게 아끼고 살아야 하나를 생각하고,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허덕이고 있습니다. 내가 뭐 잘못 살았나? 라는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중년이 되니 이제 몸도 여기저기 아픈데 시부모님도 연로해 지셔 이젠 나의 손길이 필요하신 연세가 되었습니다. 솜씨 좋은 어머님 덕에 맛난 것도 많이 먹고 자상하신 아...
Feb 19,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봄 햇살에 눈이 부시다가도 된바람 불어오면 함께 견디는 사람 지긋이 바라만 보아도 발에 힘이 들어가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거기 있음에 물컹거리는 길 위에서 고임돌을 찾아 흙 묻은 발을 옮길 수 있습니다 낮은 밝아야만 하고 밤은 어둡기만 하다는 통념의 액자 속에 갇혀 있던 내가 낮의 어둠에서 새벽을 품고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지구에 홀로 떨어져 외로운 왼쪽 어깨 하나가 외로운 오른쪽 어깨 하나를 만나는 비스듬히 기운 풍경 당신과 내가 함께 있는 풍경입니다 이종화 시인의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 일상에 지친 날엔 풍경에 기대고 괜스레 울적할 땐 노래에 기대요. 잡생각이 많은 땐 일에 기대고 힘겨울 땐 좋았던 기억에 기대죠. 하지만 그 어떤 것에도 마음의 허기가 채워지지 않는다면 그건 사람이 그립다는 말. 그러니까 우리,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요. 마음과 마음이 하나 된 풍경만큼 아름다운 풍경은 ...
Feb 19,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 모처럼 가족들이 외출을 하려고 차를 탔는데 시동이 걸리지를 않았습니다. 당황해서 근처 정비소에 출장을 의뢰하니 시동을 거는 키 박스가 노후 되서 자동차 키가 안 돌아가는 것이라며 자동차회사 직영 정비소에 문의하라고 합니다. 결국 정비소로 차를 견인하기 위해 이번에는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어 견인차를 불렀습니다. 한파 때문에 고장이 많다며 한 시간이나 걸려서 온 견인차~오자마자 대뜸 한다는 소리가 "이거 못 뺍니다!! 주차장 기둥에 차가 너무 바싹 붙어 있어요." "어? 그럼 어떡해요? 시동도 안 걸리는데?" "안 되는 걸 제가 어떻게 합니까?" 쩔쩔매고 있는데 경비아저씨가 오시더니 중립으로 기어를 옮기고 다 같이 밀어보자고 합니다. 경비아저씨 들과 우리가족 모두 차를 밀었지요.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차를 밀어놓고 상황을 설명했더니 경비아저씨들 모두 한마디씩 하십니다. "그 견인차 기사가 너무 성의가 없네. 이...
Feb 19,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언젯적 얘길 하는 중일까 지방방송 가득한 술자리에서 마주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며 죄다 꺼내놓고 있었다 팔순 노모가 식사를 못하셔서 매주 막내아들이 반찬을 사간다 하고 반수를 결심한 아들의 의지가 부모로부터 들었던 보릿고개만큼 절박하지 않아 걱정이라 하고 따로 지내는 아빠가 아들에게 인생에 대해 해줄 말이 없다 하고 우리도 술 마시며 취하기도 바쁜데 부모 걱정 애들 걱정에 본인 신세한탄까지 해야 하고 다만 옳고 그름이 없는 추억만 저마다의 실타래를 더듬어 한 가락 쭈욱 거슬러 올라가고 가다가 엉키면 다른 가닥이 풀어주었다 이제 곧 현실도 추억이 될 텐데 잘하고 있는 건지 더 잘 할 수는 없는 건지 괜찮다, 괜찮어~ 그렇게 실마리는 쌓이고 쌓여 어떻게 풀릴지 결론이 궁금했다 임장혁 시인의 <오십대 아저씨들> 지천명이 되면 사는 일이 좀 편해질 줄 알았는데 부모님 챙기랴 자식 돌보...
Feb 16,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는 결혼하고 혼자 돈을 버는 외벌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절약이라는 단어는 저에게 필수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가계부도 작성하며 매주, 매달, 얼마의 돈을 쓰고 있는지 '돈의 흐름'에 대해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사항에 대해서는 아내와도 공유하고 있지요. 아들, 딸에게도 돈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처음엔 혼자 돈을 버니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맞벌이 하는 집이 솔직히 부러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는 9살 아들, 7살 딸이 있어 아내의 손길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내가 가정을 안정되게 지켜주고 아이들 잘 키워주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와 아내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인터넷 중고시장'을 자주 활용합니다. 아이들의 육아 용품이나, 옷 등을 대부분 중고로 구매합니다. 그리고 아내와 저의 옷을 구매하는 것을 최소화합니다. 저는 살 안 찌기 위해 꾸준히 다이어트를 하는데...
Feb 16,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는데, 현관 앞에 커다란 상자가 놓여 있습니다. 우리 집 두 남자 중 한사람의 물건 일거라 짐작하고 택배 시킨 주인공 이름을 살폈습니다. 근데 글씨가 하도 작다보니 무조건 매직으로 크게 쓴 우리 집 동 호수를 보고 그냥 집에 들고 왔습니다. 마침 집에 있던 남편에게 “또 뭘 시킨 거야? 택배 상자 크기로 봐서 자기 물건인 것 같은데” 요즘 남편의 낙은 리모컨을 들고 홈쇼핑을 보는 겁니다. 처음에는 잔소리도 하고, 조근 조근 설명도 했지만 남편이 자기만의 소소한 즐거움을 뺐지 말라는 말에 우선은 두고 보는 상태입니다. 남편이 택배상자를 살피더니, “이거 우리 거 아니잖아 왜 가지고 온 거야?” 합니다. “거기 커다랗게 매직으로 우리 동과 호수가 쓰여 있잖아.” 남편은 잠시 보더니, ‘받는 사람 주소를 봐야할 것 아니야?’ 하며 우리는 2호인데 4호 주소가 기재되어 있다는 겁니다. 주문물건도 패드 2...
Feb 15,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아침을 맞이한 사람은 보았을 것이다 어둠도 걷히기도 전에 새벽을 여는 사람을 버스 정류장을 향해 종종걸음 치는 사람 단잠을 자는 자동차에 시동을 거는 사람 잠든 가족이 깰까봐 까치발하고 다녔을 사람들 습관 같은 행동이지만 그 안엔 여러 사연이 있다 꿈을 찾아서 삶의 무게를 묵묵히 견디며 아침을 여는 사람에게 다가오는 아침은 희망으로 가득할 것이다 멋진 당신을 성실한 당신을 부지런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조미하 시인의 <새벽을 여는 사람> 24시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복잡한 세상. 저마다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은 다르지만 집을 나서는 비장한 마음가짐은 모두 같겠지요. 세상살이의 무게에 밀려 드는 상념도 잠시, 가족의 행복한 미소를 닮은 해가 떠오르면 거짓말처럼 힘이 나곤 하죠. 가장이란 이름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그대, 그대의 오늘이 무탈하길 빕니다. See omnystudio.com/lis...
Feb 15,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당신은 꽃을 좋아하고 나는 낙엽을 좋아합니다 당신은 눈을 좋아하고 나는 비를 좋아합니다 당신은 바다를 좋아하고 나는 산을 좋아합니다 당신은 블루를 좋아하고 나는 레드를 좋아합니다 당신은 순수를 좋아하고 나는 열정을 좋아합니다 그래도 사랑입니다 당신은 나를 좋아하고 나는 당신을 좋아하니까 양광모 시인의 <그래도 사랑입니다> 처음엔 닮아서 사랑하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점만 눈에 들어와요. 근데요, 사랑을 판단하려고 하지 말아요. 미운 정이든 고운 정이든 함께 라는 건 아직도 사랑한단 거니까. 사랑은 굳이 이유를 찾지 않아도 그냥 느낄 수 있는 마법이니까.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Feb 14,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팝송, 가요, 클래식을 열심히 듣던 우리오빠는 지적장애와 치매를 동시에 앓고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듣는 채널이 뭔지 너무 궁금해서 보니 CBS 음악FM 이었습니다. 오빠가 하늘로 간지 한 달이 되어갑니다. 저희 오빠는 다운증후군으로 태어났지만, 노래듣기와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고, 다른 사람들과도 잘 지냈습니다. 오빠는 우리아들인 조카가 우선이었고, 밖에서 무언가 생기면 조카 준다고 가져다주곤 했습니다. 그런 오빠가 코로나로 집에 머물던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치매까지 오는 상황이 되었고, 급기야 집을 나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리하여 저희 엄마는 눈물을 머금고 오빠를 요양원에 보내서 다치거나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했는데....저의 아들이 삼촌을 절대로 보내지 못하겠다며 울고불고 난리를 쳤습니다. 그러다가 정하게 된 요양원. 원장님은 아들의 친구 어머니셨고, 시설도 마음에 들고, 그분을 믿을 수 있...
Feb 14,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세월이 가진 흉터 그렇게 아름답지 않아도 좋다 그래도 필 꽃은 어떻게든 피어난다 어디서든 세상 곁에 자리한다 늦음이 때론 빠름보다 뜨겁다 누구나 축복받은 세상을 가진 것은 아니어서 제가 힘들게 들어선 자리 흔들리고 뒤틀려도 소망의 불씨 놓지 않는다면 꽃은 언젠가 당당히 피어난다 늘 큰 강줄기에 머무르고자 한다면 뭇 안개의 이름조차 강물을 노래하게 된다 그렇게 피어난 꽃은 화염보다 더 휘황하다 어느 겨울보다 달콤한 꿀을 품는다 네가 어떤 꽃인지 간절히 묻고 또 묻는 순간부터 유일한 존재의 꽃이 된다 바람도 들판도 네 꽃 하나로 흔들린다 김군길 시인의 <너는 꽃이다> 곱디곱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고 더는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마지못해 피어있는 꽃이라고 여기지 말아요. 그대를 버팀목 삼아 생을 견뎌내는 사람이 있는 한, 여전히 그대는 꽃이랍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
Feb 13,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요즘 들어 남편이 많이 피곤해서인지 10시도 안 되서 졸음을 참지 못하고 방으로 들어갑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에 2가지 일을 시작하게 되었거든요. 3년 전에 개인사업을 시작해서 열심히 일하며 부단한 노력을 했지만.. 코로나 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사업이 힘들어졌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니 남편도 저도 고민이 많았고...작년 말에 남편이 결단을 내렸습니다. 사업을 접기보다는 경제적인 부분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위해 남편이 투 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오후에는 저희 일을 해야 하니..오전에 택배분류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7시부터 12시까지 계속 서서 택배상자를 옮기고 분류하는 일인데, 남편은 그동안 거의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서 일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몇 시간을 계속 선채로 움직이는 일이다보니...투잡을 시작하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바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한 달쯤 지난 지금은 어느 정도 몸도 익숙해지기는 했...
Feb 13,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들 돌전에 샀던 장롱과 화장대가 너무 오래되니 손잡이가 덜그럭거리고, 여닫이 부속 플라스틱이 깨져 도저히 더 이상은 사용하기가 곤란한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그 아들이 지금 스물아홉 살이니 장롱나이도 스물여덟이 넘은 셈이니 오래 쓰긴 썼지요. 그 당시 단칸방에서 아파트 전세로 이사하며 장롱과 거실 장, 화장대, 식탁을 새로 사야 하는데 돈이 없어 남편 친구한테 200만원을 빌려서 겨우 샀었지요. 그랬던 가구인데.. 이제 큰 결심을 하고 일단 오래된 장롱을 버리고 붙박이장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화장대 손잡이는 다시 드라이버로 단단히 조여 조금만 더 쓰기로 하구요. 마침 우리 앞집이 인테리어 업체이어서 요즘 경기도 안 좋은데 상부상조하는 차원에서 부탁을 드리니 흔쾌히 착한 가격으로 해주신다고 합니다. 안방 장롱을 철거하고 붙박이장을 설치하는 기사님들 커피한잔씩 사다드리고 남편과 블랙 펜서 영화 다운받아 티비로 세 ...
Feb 12,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이별이라고 한 적 없었습니다 어제와 똑같은 날이라고 칠흑 같은 어둠속 어둠보다 더 무겁게 가라앉으며 긴 세월 돌아오기만을 바라며 먹먹한 가슴을 채우는 것은 순간을 기억하는 그리움 나에게 와 준 사람 처음사랑 한 사람을 찾습니다 우주의 법칙처럼 만난 사람 마음을 주는 법과 세상과 이야기 하는 방법을 가르쳐준 어느 날 내 가슴의 주인이 된 사람 그 사람을 찾습니다 어디쯤 계시는지 잘 지내고는 있는지 김기월 시인의 <숨 같은 사랑> 태어나 처음으로 마음을 통째로 가져간 사랑을 닮은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다른 행복이 피어나고 세상이 내 것인 것 같은 날들을 선물해준 사람. 말로는 모두 다 잊었다고 허풍을 떨지만 여전히 가슴 한 켠에 맴도는 사람. 그 사람의 이름을 나지막이 불러봅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Feb 12,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야야 엄마 좀 가르쳐다오. 엄마가 따라가지를 못하겠어. "아니 지금 배우셔서 뭐 하실 건데요?" 버르장머리 없이 엄마한테 그런 말을 해 놓고도 아무렇지 않았던 뻔뻔한 딸이었습니다. "집사님 너무 고마워요. 진짜 세상을 다시 보는 것 같아요. 이제는 앉아있으면 컴퓨터자판이 생각나고 막 이렇게 해보고 싶어져요." 권사님은...제가 가르쳐드린 컴퓨터가 너무 재미있다고 과일까지 사오셨습니다. 권사님의 얼굴에 우리 엄마얼굴이 겹치면서 저도 모르게 콧날이 시큰해졌습니다. "에이 이게 뭐라고 한낱 과일바구니에 눈물을 흘리세요? 다음에는 진짜 좋은 것 드려야겠네. 집사님 감사." 다시 한 번 인사를 하고 가시는 권사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결국 혼자 울음을 터뜨리고 말앗습니다. 엄만 집이 가난해 중학교 다니다 말았다고 하셨어요. ’나는 말이야 영어도 배우고 싶고 말이지. 컴퓨터 못 다 배운 것 꼭 배우고 싶어." ‘응 엄마...이제...
Feb 12,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스무 살 무렵부터 나는 바람이고 싶었다 그러나 바람의 갈기털은커녕 발목을 밧줄로 묶인 말뚝이 되어 있었다 나는 수시로 뛰쳐나가고 싶었으나 얼마쯤 가다가는 풀이 죽어 돌아오곤 하였다 아버지는 담석증을 앓았고 어머니는 막일을 하고 있었다 삼십 대가 되자 업연은 더 무거워졌고 허리엔 길마가 놓이고 입엔 재갈이 물려졌다 나는 점점 짐을 끄는 한 마리 말처럼 변해갔고 목축의 날들을 벗어나고자 벌판을 몰아칠수록 사나운 짐승이 되어갔다 나이가 더 들어 몸 여기저기가 병들면서 비로소 나를 길들이던 입맛의 굴레로부터 놓여나고 바람을 선물로 받았을 때는 이미 늙어 있었다 문을 열고 나와도 어릴 때부터 꿈꾸던 신선한 시간이 머리칼을 날리며 동행하지 않았고 발걸음은 탄력을 잃은 게 내려다보였다 나는 이미 시선 밖에 있었다 그래도 나는 늦은 나이에 얻은 이 바람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고독이 가득하고 숫되던 날부...
Feb 12,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Feb 12,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상수리나무 사이에 걸쳐 앉은 노을빛이 따스해 보입니다. 신갈나무 가지 위, 재바르게 움직이는 산새들에게서는 생동감이 느껴지고요. 거실, 시리도록 하얀 눈에 고여 있던 외로움도 어느 사이 희미해졌습니다. 창가, 녹색식물의 색은 더 진해지고 제라늄에서 피어난 파스텔 톤 꽃은 화사합니다. 잠시 노을에 기대어 붉은 저녁을 맞이하는데 길어진 낮의 그림자를 가늠하며 오늘의 메뉴를 펼쳐봅니다. 섣달 그믐날 동네 방앗간에서 뽑은 구운 가래떡 두 가닥, 엊그제 읍내에서 산 9,800원짜리 피자 반 조각, 지난여름 끓이고 갈아 진공 포장해둔 토마토주스 두 잔, 그리고 며칠 전 봄맛을 돋우려 담근 나박김치 한 사발. 누군가 아침은 왕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으라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우리의 상차림엔 마지막 남은 기다란 햇살 한 조각까지 욕심껏 담습니다. 바라만 보아도 벌써 배가 부른데 뜰을 채우던 붉은 색조도 배가 가득찼나 봅니...
Feb 12,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 친정엄마 모시고 언니들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 여행을 주선한건 큰 언니였습니다. ‘동생들아, 엄마가 무릎수술하고 일 년 넘게 외출도 못하고 재활치료만 받느라 많이 우울하신 것 같아. 무리하지 않는 코스 짜서 엄마 바깥바람 좀 쐐 드리고 오자.’ 그렇게 출발한 딸 셋, 그리고 엄마와의 부산여행.. ‘어머나 세상에나..요즘 기차는 깨끗하고 널찍하니 참 좋구나. 그리고 부산을 이렇게 빨리 갈 수 있는 게 너무도 신기하다.’ 초고속 열차를 처음타본 엄마는 아이처럼 좋아하셨습니다. 부산에 도착할 때까지 엄마는 추억의 보따리들도 풀어놓으셨는데 ‘우리 큰딸이 제일 고생 많았지. 새벽일하는 엄마 대신 동생들 밥 해 먹이고, 집안 허드렛일 도맡아하고..에고... 국민 학교 삼 학년짜리 그 어린 걸 고생시켰네. 미안하다 큰딸.’ ‘엄마는, 별 소릴 다해. 그 시대엔 어쩔 수 없었지 뭐. 나는 우리 막둥이 화상 입었을 때가...
Feb 09,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코로나가 풀리자 친정 엄마는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 집에 오셔서 청소며 빨래, 아이들 반찬까지 만들어놓고 가십니다. ‘엄마 놔둬 ~ 내가 놀고 있고, 애들도 이제 다 컸는데 뭐 하러 엄마가 우리 집 부엌에서 일을 하는데? 오려면 그냥 왔다가 나랑 놀다가 가시던가.’ ‘그래서 오지 말라고?’ ‘아니 우리엄마를 누가 못 오게 하는데 나는 이 세상에서 우리엄마가 제일 좋고 사랑하는데 엄마 매일와도 돼 ~그럼 이제는 엄마대신 내가 맛난 거 해 드릴께’ 라고 했지만 막상 나는 매일 친구들 만나 카페 가서 차 마시고 수다 떨고 그러고 오는데 엄마는 오신다는 연락도 안하고 무조건 오셔서 옷 벗어놓고 부엌부터 들어가십니다. 애들이 올 시간에 맞춰서 들어오면 집안 가득 엄마 음식 냄새가 가득합니다. ‘엄마 오시려면 미리 연락하고 오라니까.’ 말은 그리 하면서도 깨끗해진 집안이며 푸짐한 밥상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우리엄마 오늘...
Feb 08,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침묵마저 숨죽인 긴 겨울밤을 하얗게 지새며 끄적이는 낙서처럼 구겨버릴 수 없는 기억 속의 그리움 한 조각 모두 다 버려지고 남은 조각하나 이마저 낙서 한 장에 담겨 구겨버려 지는 날 어쩌면 기억 너머 어딘가에 남아 있을까 은근히 미련 두고 버리는 척하는 것이었으면 이종재 시인의 <잊히는 날에는> 잊음과 채움이 공존하는 계절과 계절 사이. 다시는 볼 수 없어 희미해져버린 그리움도 애썼지만 내 것이 아니었던 소싯적의 꿈도 켜켜이 쌓여 한이 되어버린 아쉬움도 겨울의 흔적과 함께 하나씩 지우고 새봄에는 또 다른 희망을 담아야겠습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Feb 08,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남편이 30년 넘게 다닌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자기가 맡은 일을 우선시하며 성실했던 남편에게 소감을 물으니 시원섭섭하답니다. 살아온 인생의 반을 보냈던 직장인데 섭섭함 쪽이 더 많지 않을까 짐작하며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으로 저녁을 차리고 이제 여유 있는 삶을 갖자고 술잔도 부딪혔습니다. 이웃들이 충고를 하더라고요. 남편이 퇴직하고 하루 종일 붙어있다 보면 의견대립으로 싸우게 되고 부부사이가 소원해지니 조심하라고요. 우리부부는 성격이 비슷해 서로의 감정을 헤아려 많이 참고 배려하는 편이라 큰 싸움은 없는 편이었지만 이웃들의 충고를 들으며 더 조심하며 살아야 겠구나 다짐하곤 합니다. 아들이 출근하고 나면 우리부부는 마주앉아 느긋하게 아침밥을 먹고 창가로 들어오는 햇빛을 즐기며 커피를 마십니다. 점심은 각자 먹고 싶은 대로 메뉴를 정하지요. 남편은 국수를 삶고 저는 떡국을 준비합니다.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을 ...
Feb 07,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생각만으로 미소가 떠오르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사람 아무에게나 말 못 하는 속마음을 털어놓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눠도 좋을 사람 내성적이고 낯가림 심한 성격에 먼저 다가가기 힘든데 자연스러운 대화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사람 그리움을 주는 사람 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하는 사람 문득 생각나 전화하면 반갑게 받아주는 사람 인생에 딱 한 사람 대화가 되는 사람 비 내리는 날 커피 함께 마시고 싶은 사람 벚꽃 길을 같이 걷고 싶은 사람 그냥 편안한 사람 그 사람이 그대였으면 좋겠습니다 정연화 시인의 <그 사람이 그대였으면> 무언의 대화를 나눠도 편한 사람 부드러운 눈빛으로 감싸주는 사람 어떤 순간에도 잡은 손을 놓지 않을 것 같은 사람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만나 함께 봄을 맞고픈 사람 그런 좋은 사람이 있지요. 근데 아마 그댄 모를 거예요. 그 사람이 바로 그대니까요. See omnystudio.com/lis...
Feb 07, 2023•3 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