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봄 오는 소리 우리들 마음속에서 제일 먼저 느껴지네요 내일 또 내일이 지나면 오늘보다 더욱 더 가깝게 봄을 느낄 수 있겠죠 음지의 잔설 빨리 녹아야 새싹이 돋아 날 텐데 풀내음까지 맡으려면 새싹들이 무성이 자라야 제대로 코끝에 스밀진대 내가 먼저 살짝 봄의 문고리 잡아당기면서 음악에 맞춰 신나는 발걸음으로 남녘에서 오는 봄 마중 나가 볼까나. 한병진 시인의 <봄내음 풀내음> 언 땅이 채 녹지도 않았는데 어디선가 흙내음, 풀내음이 나는 것만 같아 자꾸만 발아래를 살피게 되는 요즘. 남녘에서 들려오는 매화 소식에 가슴이 두근두근, 마음에 새싹이 돋아납니다. 바람 끝에 스치는 봄내음을 따라 내일은 사뿐사뿐 봄마중을 나가봐야겠어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Feb 06,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결혼식을 올리고 부모님 품을 떠나 신정동 새댁이 된지 벌써 1년 10개월이 됐습니다. 며칠 전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정월대보름이니 찰밥하고 나물을 가져가라는 전화였습니다. 부모님과 살 때는 정월대보름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결혼을 하고 나니 엄마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모든 날들이 그리워집니다. 심지어 찰밥은 평창에 계시는 할머님이 매년 정월대보름이면 일산에 있는 저의 친정으로 보내주시는 귀한 음식입니다. 엄마의 전화를 받고 차를 운전해 친정엘 갔습니다. 올해도 역시나 할머니가 보내주신 찰밥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사실 작년 연말에 할머니가 넘어지셔서 고관절에 금이 가는 바람에 올해는 할머니 표 찰밥을 못 먹겠구나 그랬는데 친정에 가보니 평창에서 온 찰밥이 있더라구요. 엄마께 여쭤보니 할머니 대신 평창에 사는 둘째 고모가 찰밥을 해서 보내주셨다고 합니다. 매년 먹던 찰밥인데 올해는 그 감사함이 더 크다는 생각이...
Feb 06,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담배, 라이터, 낡고 허름한 지갑 액정마저 금이 간 휴대폰 번호가 맞지 않았을 그래서 구겨버렸을 꼭 쥔 한 장의 복권 저 복권 한 장에 담긴 염원 사력을 다해 지키려는 가정 삶의 원동력, 울타리였을 난 그 복권에서 오랫동안 눈을 돌릴 수 없었다 억울함을 입 밖으로 쏟아내지 못한 둥글게 말아 쥔 손끝 걷던 길이 사실은 미로였다는 걸 마른 눈물이 모래로 변하고, 몸도 먼지처럼 흩어지고 있었다 이제는 무의미한 과거가 된. 가벼우려고 애쓴 무거움에서 쌉싸름한 피 맛이 났다 이순옥 시인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일> 터벅터벅 허탈한 걸음걸이, 무거워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굽은 등, 몸보다 큰 가방, 기울어진 어깨. 뒷모습은 늘 그렇게 먹먹함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어깨를 펴고 깃털처럼 가볍게 걸어야 해요. 누군가가 내 뒷모습을 보며 울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
Feb 05,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서랍 안에 모아둔 탁상용 달력이 여덟 개나 됩니다. 8년 동안 나의 일상이 고스란히 기록된 일기장과도 같은 탁상달력입니다. 하나씩 새해의 모습을 보니 어쩜 신기 할 만큼 같던 지요. 해마다 1월이면 일주일간 앓아누워 결근을 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독감이 찾아와 방콕 했습니다. 목이 칼칼하고 많이 아파 딸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한창 바쁠 시간일 텐데 문자로 주저리주저리 아프다고 보챘더니 돌아온 답 글. '일하는데 집중 안 되서 죽겠어요. 정말.' 이게 딸이 엄마한테 해야 할 소리인지 순간 멍~했습니다. 내가 딸 나이 때는 자다가 엄마가 아파서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면 벌떡 일어나 엄마의 팔다리를 주물러 드리고 찬물수건 이마에 갖다 올려드리고....엄마 돌아가실까봐 얼마나 걱정했는데....나름 동네에서도 저런 딸 없다~효녀다~이렇게 말씀 하셨지만 엄마는 가끔 제게 그러셨죠. '시집가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너 같은 ...
Feb 05,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산과 들은 이제부터 봄을 열고 꽃피울 준비를 하겠지만, 우리는 이미 가슴마다 아름다운 꽃을 피운 행복한 봄을 보내는 중입니다. 그래서 더 크게 웃고 더 많이 즐거워하는 넉넉한 봄으로 만들겠습니다. 여름이 되면 미소로 행복을 나누는 커다란 나무가 되어 있겠지요. ‘입춘대길!’ 만나는 사람마다 가슴에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오늘 하루도 내가 먼저 사랑을 붙여주는 가슴 따뜻한 시간을 보내겠습니다. 윤보영 시인의 <입춘대길> 입춘대길 건양다경.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생기길 바란다는 짧은 인사에 마음에 봄이 왔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꽃을 피우는 건 사랑. 다정하게 보고, 한 번 더 보고. 그렇게 우리, 사랑으로 예쁘고 아기자기한 봄을 만들어가기로 해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Feb 05,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침에 눈을 떠 일어나려니 어지러워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순간 눈앞이 깜깜해지고 어지러워 그대로 침대에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천정이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누워 있으니 조금 진정이 되었는데 아이들은 병원에 가라고 성화였지만 신랑은 출근 했고 병원에 가도 응급실뿐인데 별로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 증상을 찾아보니 달팽이관에 이상이 있는 이석 증으로 보였고 다행히 시간이 지나자 증상이 사라져 밀린 집안일을 했습니다. 저녁이 되자 다시 어지러워졌고 일찍 이불을 깔고 누워 있는데 어머님이 걱정스레 말씀 하십니다. “진짜 병원에 안가도 되겠냐? 아프지 마라. 나는 내 아들 아픈 것 보다 네가 아픈 게 더 걱정되고 무섭다.” 하십니다. 그 말이 든든하면서도 내 어깨에 짊어진 짐이 참 무겁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일어나니 다시 어지러워 출근도 못하고 신랑과 병원에 갔습니다. 검사결과 달팽이관의 문제...
Feb 05,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어릴 적에는 좋은 것 보면 수집하고 간직하고 보관했다가 보는 걸 기쁨과 행복으로 느끼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쌓인 물건들이 필요가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주위에 나눠주기도 하고 새 물건은 마켓을 통해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올려둔 상품을 보고 한 중년의 남자분이 연락이 왔습니다. "저 대신 우리 아들이 물건 받으러 갈 거예요" 약속장소에 가니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와서 물건을 받아갔습니다. 그리고 몇 분 뒤, 그 학생이 저에게 전화를 해서 "이거 물건이 다르잖아요. 왜 그림하고 물건이 다르죠?!!" 하면서 다짜고짜 화를 냅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어요. 그래서 "팔려고 올려둔 그림이랑 같은 상품인데 무슨 말이에요?" 했더니 "아니~ 물건은 이렇게 파시면 안 되죠. 왜 다른 물건을 파세요!!" 하면서 언성을 더 높이는 겁니다. 너무도 황당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최대한 억누르...
Feb 05,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오랜만에 다른 지방에 사는 딸이 왔습니다. 이제 나이 서른이 훌쩍 넘은 딸 얼굴은 예전 통통하고 귀여운 모습은 아닙니다. 올해는 어찌 남자친구라도 사귀라고 하고 싶은데 입 꾹 다물고 엄마와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고 자기 방에서 꼼짝 안하는 딸. 저는 그런 딸의 눈치만 살핍니다. 맛있는 커피 집이 생겼는데 나갔다 오자고해도 귀찮다고 몸이 아프다고 자기 방에 콕 박혀 있는 딸. 방 앞에 서성이다가 다시 주저앉습니다. 오랜만에 엄마 집에 왔으면 엄마와 오순도순 얘기라도 하고 분위기 좋은 찻집에라도 가기를 바랐건만 ~ 정말 몸이 아픈 건지 아니면 엄마와 마주하면 뻔 한 엄마의 말이 듣기 싫은 건지 ~정초부터 딸 기분 잡치는 일은 안하리라 다짐 했건만 ~더 이상 참지를 못하고 방문을 벌컥 열고 ‘엄마랑 얘기 좀 하자’ 는 내 목소리는 이미 화가 난 목소리였습니다. ‘엄마 제발 좀 ~ 나 집에 오면 편하게 쉬고 싶은데 왜 그래?...
Feb 02,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봄을 향해서 숨을 죽이고 있는 겨울 아직은 앙상해서 가슴속에 고독처럼 삭막하기만 한 계절이다 이제 그 추위도 어느 만 큼 가고 그래서 봄이 멀지 않음을 문밖에서 기다릴 때 두꺼운 외투를 벗어던지고 어느 곳이라도 그냥 떠나고 싶다 열차를 타고 차창 밖을 내다보며 들뜬 기분이라면 좋고 만원 버스의 오징어 짐짝처럼 어디론 가 실려 가도 좋다 또는 경치 좋은 해안 도로를 달리는 승용차도 좋고 좀 더 여유가 있다면 어느 조그마한 섬으로 보헤미안이 되어서 떠나고 싶다 붙박이장처럼 익숙해져서 성가시게 하는 사람을 애써 외면한 채 내 외로움은 어디에서도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눈치 챈다면 떠나야 할 때이다 김남식 시인의 <겨울여행> 물 먹은 솜처럼 어깨가 무겁다면, 도돌이표 같은 일상에 숨이 막힌다면, 수많은 사람 속에서 나를 잃었다면 떠나야 할 때입니다. 목적지가 어디든 돌고 돌아...
Feb 02,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 친구와 산에 올랐다가 하산하는 길이었습니다. 길은 비교적 순탄했지만 오랜만에 하는 등산이 다소 힘에 겨웠습니다. 바위에 걸터앉아 친구와 잠시 쉬고 있는데, 어떤 등산객이 우리 곁으로 다가오다가 멈추어 섰습니다. 첨엔 '우리한테 무슨 할 말이 있나?' 생각했지만, 특별히 용무가 있어 보이진 않았습니다. 친구는 그분에게 귤과 초코바를 건 냈고, 그분은 고맙다며 인사를 했습니다. 우리는 자연스레 등산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분은 무척 밝은 표정을 지으며 대화를 주도해나갔습니다.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한 뒤 다시 하산을 시작하였는데, 이상하게도 그 사람은 우리보다 줄곧 뒤떨어져 내려옵니다. 마치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보조를 맞추는 듯 보였습니다. 그렇게 하기를 여러 번...거의 산 아래까지 내려와서야 비로소 나는 그 사람의 다리가 약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색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들은 자연스레...
Feb 01,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2월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별이 서툰 자를 위해 조금만 더 라는 미련을 허락하기 때문이고 미처 사랑할 준비가 되지 않은 이에게는 아직은 이라는 희망을 허락하기 때문이고 갓 사랑을 시작한 이들에게는 그리운 너에게로 거침없이 달려가는 따스한 가슴을 허락하기 때문이다 이희숙 시인의 <2월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달력에서 사라진 하루가 누군가에겐 그리움일 수도 아직 이라는 희망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2월은 다른 달에게 기꺼이 하루씩 내어주고 스스로 짧아져버린 걸요. 받는 게 아니라 주는 게 사랑이란 2월의 나지막한 속삭임. 그러니 2월을 사랑할 수밖에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Feb 01,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제가 열 살도 되기 전. 그 날의 기억을 이리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그 날이 저와 아버지가 손을 잡아 본 것도, 단 둘이 외식이라는 것을 해본 것도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기 때문입니다. 눈이 하얗게 쌓인 겨울. 아버지와 저는 웅천이라는 작은 기차역에 내렸습니다. 철공소를 하던 아버지는 그날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외상값을 받기 위해 가신 거였습니다. 나를 데리고 가신 이유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외상값을 꼭 받아오라는 어머니의 성화 때문이었습니다. 기차역에 내린 뒤로는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났는지 외상값은 받았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끊긴 기억은 어둑해질 무렵, 웅천역 앞의 한 허름한 식당 앞에서 다시 시작됩니다. 식당 안은 너무 따뜻했습니다. 그리고 냄새로 봐서 고기를 파는 식당이었고 그 순간 아버지는 외상값을 받는데 성공하셨을 거라는 안도감이 어린 저의 마음에도 들었습니다. 잠시 후 우리 앞에 놓...
Jan 31,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삼백 육십 오리의 출발선에서 이미 호각은 울렸다 힘차게 달리는 사람과 천천히 걷는 사람과 이제 첫 걸음을 떼는 틈에서 나도 이미 뛰고 있다 출발이 빠르다고 먼저 도착하는 것도 아니고 걸음이 더디다고 꼴찌를 하는 것도 아니다 먼저 핀 꽃이 일찍 시들고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기도 하다 머나 먼 미로에 내비게이션 없이 가는 나그네 절망의 숲을 통과한 후 메마른 대지를 터벅거린다 그 지루한 날들을 견디며 컴컴한 밤길이 두려워도 밤하늘의 별빛을 따라 새 아침의 그날을 맞아야 한다 마음은 이미 확정되었고 의지는 쇠보다 단단하다. 태양은 활짝 웃고 언 나무들도 기지개를 편다 창공을 나는 새들과 함께 몸은 종이처럼 가볍다 박인걸 시인의 <1월> 옆에서 마구 달린다고 따라 뛰다간 넘어질지도 몰라요. 그렇다고 베짱이처럼 여유를 부려도 곤란해요. 이제 겨우 1월을 보냈을 뿐인 걸요. 조금 느려도 괜찮아요. 하지만 꾸준해야 ...
Jan 31,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산에 사는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뭐 해?" "나? 그냥 있는데." "그럼 지금 버스 타고 우리 집으로 와." "갑자기? 왜?" 하고 물으니 간 재미 무침을 했다고 합니다. "대천 가서 간재미를 사다 무쳤는데, 야, 대박이야. 엄마 해주시던 그 맛이야!" 수화기 너머로 언니의 흥분이 고스란히 전해왔습니다. 제가 간 재미 무침을 매우 좋아합니다. 누가 무슨 음식을 제일 좋아하냐고 물으면 저는 단 일 초도 고민하지 않고 "우리엄마 표 간 재미 무침이요." 라고 할 정도입니다. 엄마가 요리하신 간재미무침은 그야말로 최고였습니다. 제가 해남, 진도, 장고 항, 영흥도, 전곡 항, 월 곶 포구...간 재미 무침을 두루 먹어 봤는데 어딜 가도 엄마가 해주신 간 재미 무침만한 곳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언니가 엄마 맛을 냈다니 그 비결이 궁금했습니다. "아니, 어떻게 엄마 맛이 나?" "그게 말이야, 빙초산이더라고. 내가...
Jan 30,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눈으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했습니다 풀 나무 꽃바람 하얀 파도 바닷가 등대 숲속의 오솔길 언덕위 통나무집 신작로 빨간 우체통 노랗게 물든 공원벤치 한지로 접은 종이비행기 들녘을 온통 메꾼 억새 색동옷 펼쳐진 하늘 음악이 흐르는 방 투명한 물방울 돌틈에 핀 꽃 새벽 공기 함박눈 햇살 봄 아무리 떠올려도 뜨거워지지 않는 가슴 지금까지 단어들을 다 지워버리고 하나만 씁니다 그대 김민소 시인의 <그대>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떠올려 봐도 그대만큼 아름다운 것이 없었고, 그대보다 마음을 뜨겁게 만드는 것이 없더라는 뜬금없는 고백. 사랑한다는 말도 아닌데 얼굴이 간질간질, 두근두근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합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Jan 30,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침 일찍 한술 뜨고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인 북 대구 IC로 갔습니다. 여러 번의 산행이지만 갈대마다 가슴이 떨립니다. 도착을 해 회원님들과 인사를 하고 목적지인 백암 산을 향해 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 영천 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커피 한잔의 여유로움과 함께 근2시간을 다시 내달려 도착한곳 백암온천..차에서 내리니 공기가 대구와 다른 것을 확연히 느끼며 신선한 공기를 가슴깊이 심호흡 해보았습니다. 회원들과 간단히 몸을 풀고 그렇게 입구에 도착하니 비석에 쓰여 진 글씨. ‘정상 4.615m’ 그렇게 산행은 시작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눈 장난도 해 가면서 오르다 중간 쉼터에서 잠시 목도 축이며 쉬다가 다시 또 산행. 골마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산 좌우로 펼쳐진 눈밭을 보며 정상에 도착 하였을 때의 그 느낌. 그 환희...발아래로 보이는 흰 백설의 장관들...2시간 여 만...
Jan 29,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 우리부부 34년째 결혼기념일 이었습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던 춘천으로 발령이 나, 혼자 지내다가 춘천 땜 사진촬영 때 만났던 인연으로 우리는 만난 지 3개월 만에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신접살림은 10평도 안 되는 시장근처 월세 방이었는데 퇴근 후면 아내가 근처 시장에서 사가지고 온 꽁치를 구워서 상 차려오면 그저 맛있게 먹었던 그때에 저녁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첫아들을 낳고 알뜰한 아내 덕분에 조그만 집을 마련하였을 때는 또 얼마나 감사했는지.. 직업특성상 지방근무가 많았는데 전남 나주. 경북 점촌. 김천. 멀리는 제주도 까지 우리는 전국팔도를 다닌 것 같습니다. 집안의 차남이지만 우리 부부는 명절이나 부모님 생신 등 집안의 대 소사를 다 맡아 하게 되었습니다. 명절이면 바리바리 음식을 해가지고 부평에 계시는 부모님 댁에 가서 손님 상 차리고 뒷일까지 다 아내 몫이었습니다. 아버지 먼저 ...
Jan 29,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Jan 29,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받아볼 리 없지만 읽어 볼 리 없지만 연분홍빛 고운 편지지에 그리움 가득 담아 편지를 씁니다 글자 하나에 당신의 미소가 떠오르고 글자 하나에 당신의 음성이 살아나서 더욱 보고픔이 짙어져 가도 이젠 부칠 수 없는 편지입니다 노란 바람같이 실려 오던 노래였는데 하얀 설레임이 앞장서던 만남이었는데 뒷모습도 남기지 않고 그렇게 파란 하늘 속으로 숨었습니다 미우면 밉다고 하시지요 싫으면 싫다고 하시지요 가슴속에 고운 얼굴만 깊이 새겨두곤 그냥 말없이 떠났습니다 아지랑이 같이 떠나간 계절이 오면 연녹색 생명들의 부추김에 못이기는 척 그리운 날에 쓴 편지들을 나만의 빨간 우체통에 넣으렵니다 오광수 시인의 <그리운 날에 쓰는 편지> 언 손을 호호 불어 녹여주던 다정함에 빈 가지 같은 마음엔 새싹이 돋아나고, 늘 내게로 고정 된 달달한 눈빛에 얼굴엔 이른 봄꽃이 피어나곤 했었지요. 미처 하지 못했던 고맙단 말, 이제야 눈...
Jan 29,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예전 학교 다닐 때는 왜 그리 외울 것들이 많았는지 몰라요. 수학시간에 구구단을 처음으로 외웠고, 국어시간엔 시를 외웠고 영어시간엔 단어를 외웠지요. 그러다 좀 더 학년이 높아져서 과학시간에 또 외울 것이 생겨났는데 특히 화학시간엔 외울게 굉장히 많았지요. 화학기호, 원소주기, 모스경도 등등...쉽게 외우려고 노래처럼 부르기도 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외우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전 모스경도 외우기가 기억에 남아 있는데요, 모스경도는 광물의 단단한 정도를 약한 것에서 강한 것까지 순서로 보여주는 지표였습니다. 모스경도 순서인 '활석방형인정석황금'을 화학 선생님이 쉽게 외우게 하려고 '활석방이 형의 인정을 받으려고 석 황금을 바쳤다' 라고? 만들어 주기도 하셨습니다. 그 덕분인지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그 순서가 떠오릅니다. 그런데요, 전 가끔 사람들을 볼 때 그 모스경도가 떠오릅니다. 이 사람은 석고정도의 경도를 가졌구...
Jan 29,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처음 만나 사랑이 시작될 때는 모르고 살았던 거리만큼이나 서로 가까워지려고 애를 쓰고 뜨거운 사랑 빛으로 그 틈새가 점점 줄어들어 없어져버리면 서로 애정의 다툼이 일어난다 벌어져 있었던 그 틈새만큼은 서로가 여유가 있어 배려와 이해를 하며 만났지만 틈 하나 없이 아주 가까워지면 서로 메꾸어 줄 수 있는 사랑의 여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은 밀고 당기면서 보이지 않는 틈을 사이에 놓고 저울질을 하면서 사랑을 한다 허석주 시인의 <사랑의 저울질> 저울질은 재는 것이 아니라 틈을 준다는 말이 좋습니다. 기대를 내려놓아야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을 볼 수 있고 약간의 거릴 둘 때 사랑은 더 애틋해지는 거니까. 사랑하는 만큼 생각하고 아껴주는 것도 좋지만, 좀 더 편히 기댈 수 있도록 숨 쉴 틈을 만들어 주자구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Jan 29,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하얀 눈이 내리는 날은 어김없이 냉장고에서 청국장을 꺼냅니다. 지난 가을 오산 장날에서 산 청국장인데 작년 12월부터 눈이 유난히 많이 와서 자주 끓여 먹고 있습니다. 온 집안을 구수 한 냄새로 진동하게 만들어 한번 끓여 먹고 나면 공기청정기 돌리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야 하지만 딸과 함께 살 때는 끓여 먹지도 못했는데 딸이 결혼 하고 나서는 마음 놓고 끓여 먹을 수가 있습니다. 유독 하얀 눈이 소복하게 내리는 저녁이면 남편도 나도 시골에서 자란 탓인지 어머니의 그 청국장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엄마의 청국장 만드는 솜씨는 예술이었습니다. 가을에 추수한 콩을 깨끗하게 씻고 삶아서 커다란 시루에 넣고 아랫목에 두꺼운 이불을 덮어 발효를 시켰는데 청국장 뜨는 냄새는 어린 시절 그렇게 싫어 안방에 들어가지도 않았지요. 삼사일이 지난 후에 콩이 곰팡이가 핀 것처럼 되면 실오라기 같은 끈끈이들이 축축 늘어져 엄마는 감...
Jan 26,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빗속을 거닐 때는 결코 잃어버릴 수 없었는데 비가 개인 후에 일에 쫓기다 보니 깜빡 잃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사랑할 때는 결코 이별을 생각하지 않았는데 마음을 접어두고 서로의 길을 가다 보니 사랑을 잊고 살다 보니 헤어져버린 우리가 되었습니다. 비 올 때 다시 찾는 우산처럼 그리움이 쏟아질 때면 그대는 언제나 홀로 펼치고 선 우산 속의 내 마음에 다시 찾아오고 있습니다. 사랑이란 비는 오늘만이 아니라 언제나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용혜원 시인의 <잃어버린 우산> 오늘은 꼭 챙겨야지 하고는 방심하면 금세 잃어버리는 우산처럼 자꾸만 되새기지 않으면 사랑도 금방 잃습니다. 그래서 사랑은 함부로 펼치지도 접지도 말아야 하고 고장 나지 않게 살뜰히 살피며 꼭 붙들고 있어야 해요. 놓친 사랑은 우산처럼 유실물 센터에 보관되지 않으니까요.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
Jan 26, 2023•2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오늘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마음 한 잔의 위로와 구름 한 조각의 희망과 슬픔과 외로움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좋은 날만, 좋은 일만 있다면 삶이 왜 힘들다고 하겠는지요 더러는 비에 젖고 바람에 부대끼며 웃기도 울기도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지요 내 마음 같지 않은 세상이라도 내 마음 몰라주는 사람들이라도 부디 원망의 불씨는 키우지 말고 그저 솔바람처럼 살다 보면 언젠가는 사철 푸른 소나무를 닮아있겠지요 오늘 힘들어하는 당신 잘 사귀면 바람도 친구가 됩니다 인내와 손을 잡으면 고난도 연인이 됩니다 세월은 멈추는 법이 없어도 당신이 걷지 않으면 길은 가지 않습니다 힘내세요 용기를 가지세요 당신의 평안을 기도합니다 이채 시인의 <오늘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많이 힘든가요.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더 아픈가요. 그럼 그냥 가만히 계세요. 근데 그거 알아요? 이미 그댄 충...
Jan 25,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내가 불편함을 감수하고 재래시장을 찾는 건, 물건 값이 싸고 시골에서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이 나온다는 그런 매력도 있지만 그곳엔 사람냄새가 나서 좋습니다. 특히 내가 꼭 들르는 곳은 시장 한 귀퉁이에 있는 생선가게인데 다른 가게처럼 크지도 않고 가게가 깔끔하지도 않지만 그곳의 할머님은 나를 딸처럼 대해주십니다. "고등어 두 마리만 주세요. 손질은 안하셔도 되요 내가 집에 가서 하면 되니까." 그렇게 할머니의 불편함을 덜어 드리려고 하면 "안돼요~~예쁜 손 망가져~ 내가 하면 될 걸 왜 손 망가뜨려~~" 할머니는 적잖이 나이가 든 나도 애기 취급을 하십니다. 비린 걸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자주 가는데 혹 사정이 있어서 2주 이상 못가면 "예쁜 아줌마가 안와서 걱정했잖아.~~" 마음을 쓸어내리듯 말씀하세요. 난 웃으며 "지금 할머니가 속으시는 거예요. 나 이 마스크 벗으면 덧니가 굉장히 심하거든요 내 별명이 못난이예요....
Jan 25,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가세가 바닥으로 기울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살던 집을 곧 비워줘야 했습니다. 최소한의 살림살이만 챙겨 떠나야하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밤새 눈물이 앞을 가렸지만 곁에 있는 세 아이들이 삶의 끈을 붙들게 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 전 큰 아이가 누군가에게서 얻어온 새끼 강아지 덕구가 문제였습니다. "우리 덕구 못 키워. 아니 키울 형편이 안 돼. 오늘 다시 데려다 줘." 큰아이는 그건 안 된다고 하면서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고개를떨구며 고민하는 듯 했습니다. "안 돼. 얼른 데려다 줘." 그대 마침 나와 덕구의 눈이 마주쳤습니다. 덕구가 마치 말귀라도 알아들은 듯 고개를 숙이며 큰 아이의 옆구리를 파고들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덕구는 자기를 데려온 큰 아이가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늘 큰아이 옆을 떠나지 않았었는데 그 날 이후 덕구가 나만 따라...
Jan 24,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침에 내린 비가 이파리 위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어는 저녁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고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하늘과 땅에서 얻은 것들 다 되돌려주고 고갯마루에서 건넛산을 바라보는 스님의 뒷모습처럼 서서 빈 가지로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이제는 꽃 한 송이 남지 않고 수레바퀴 지나간 자국 아래 부스러진 잎사귀와 끌려간 줄기의 흔적만 희미한데 그래도 뿌리 하나로 겨울을 나는 꽃들이 있다 비바람 뿌리고 눈서리 너무 길어 떨어진 잎 이 세상 거리에 황망히 흩어진 뒤 뿌리까지 얼고 만 밤 씨앗 하나 살아서 겨울을 나는 것들도 있다 이 겨울 우리 몇몇만 언 손을 마주 잡고 떨고 있는 듯해도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견디고 있다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이기고 있다 도종환 시인의 <겨울나기> 언 땅 속에서도 새싹이 움트고 삭풍을 맞으며 나무가 봉오리를 맺듯 모진 풍파에도 우린 앞으로 걸어갑니다.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는 것...
Jan 24,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나는 그대 앞에서는 어여쁜 꽃이고 싶다 검은 머리가 하얗게 변해가도 나는 여전히 그대만의 꽃이고 싶다 이마의 주름이 늘어나고 탄력 잃어가는 모습이 되어도 나는 여전히 그대에게만은 꽃이고 싶다 햇살이 반짝이는 날엔 햇살보다 빛나는 내가 되어 그대와 함께 거닐고 싶다 눈이 내리는 날엔 따스한 커피처럼 그대 안에 온기 되어 따스함을 전해주고 싶다 바람이 솔솔 부는 날엔 푸른빛 오솔길을 두 손 꼭 잡고 다정히 거닐고 싶다 언제나 어디서나 보고 싶은 얼굴이 나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 그러하듯이 그대 역시 그러했으면 참 좋겠다 임윤주 시인의 <나는 그대에게 만은 꽃이고 싶다> 그 사람에게 만은 꽃이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지요. 언제 보아도 예쁘고,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은 세상에 둘도 없는 그런 유일한 꽃 말예요. 그 사람이 내게 그렇듯 그 사람 눈에만 보이는, 그래서 평생 아른거리는...
Jan 24, 2023•3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남편이 운동기구를 또 샀습니다. 실내용 러닝머신. 기사님이 설치를 해주는데 속이 부글부글...새해만 되면 되풀이 되는 일입니다. 퇴근한 남편을 보고 "또. 시작이지? 하지도 않을 운동기구를 왜 이렇게 사 들여?" 남편은 내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러닝머신을 몇 분 타더니 헉헉 거리며 주저앉습니다. 그러더니 치킨을 시키네요. 퇴근 후 스트레스를 야식으로 푸는 남편의 배는 이미 남산만 합니다. 본인도 운동을 해야 한다는 자각은 하는지 홈쇼핑에서 운동기구 광고가 나올 때마다 참지 못하고 삽니다. 하지만 실내자전거 위엔 수건들이 걸려있고, 전기충격 요법으로 살을 빼게 해준다던 기계위에도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습니다. 가정용 철봉 턱걸이 기계는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해 얼마 전 중고마켓에 팔아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저렇게 운동기구를 사니 제 속이 터질 만도 하죠. 남편은 그래도 운동기구들이 집안에 있으면 언제든 자기가 하고 싶...
Jan 24, 2023•4 mi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Jan 23, 2023•4 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