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0 <생일은 또 돌아오는데 뭘> - podcast episode cover

2023/09/20 <생일은 또 돌아오는데 뭘>

Sep 20, 20234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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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descriptio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팔순의 언니 생일 날, 언니가 좋아하는 케잌을 사 들고 갔습니다. 달달한 과자나 케잌을 좋아하는 언니는 늘 조용하고 자기 의사를 밝히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살았습니다. 딸 많은 집 맏이로, 동생들의 잘못도 다 언니가 뒤집어쓰는데도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참아낸 우리언니. 결혼 하고서도 당신네 자식들과 남편에게 희생하느라 입을 꾹 다물고 답답하게 사는 언니가 안쓰러워서 ‘언니, 며칠만이라도 여행 좀 다녀오지.’라고 하면 역시 입을 다문 채 눈을 크게 뜨고 ‘말도 안 돼’라는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이제 언니만의 삶도 살아봐. 친구와 여행도 다니고, 맛난 것도 먹으러 다니고, 아이들 다 컸고 형부도 혼자서도 며칠은 언니 없어도 잘 지낼 수 있어. 그러니 친구 없으면 나랑 둘이서 여행가자.’라고 했더니 언니는 말없이 머리를 옆으로 흔듭니다. ‘언니는 집안에서 식구들 거두는 게 그게 좋아?’언니에게 퍼 부으며 나는 눈물까지 글썽였습니다. "나는 이게 편해. 내가 편하면 그게 행복이지 뭐. 식구들 나 때문에 편하면 그게 보람이고 내 행복이고...” 라고 하는 언니를 보고 답답해서 돌아서서 나온 뒤 언니와 전화도 안하고 언니 집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언니의 팔순 생일이라 언니가 좋아하는 달콤한 초코 케잌을 사 들고 갔더니 언니는 역시 "내 생일이 뭔 대수라고 이런데 돈을 쓰냐.”합니다. 참말로 언니가 너무 답답했는데 언니의 성격을 알고 아무도 언니 생일을 챙기지 않은 게 더 화가 나고 섭섭했습니다. ‘언니 여태껏 자식 잘 키우고 남편에게 현모양처로 살았어도 이게 뭐야? 언니 팔순 생일을 아무도 모른다니 이게 말이나 돼?’ 하며 울먹이니 언니가 말합니다. ‘생일은 내년에도, 그 다음에도 돌아오는데 뭘.’ 합니다. 바보 같은 우리 언니 어쩌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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