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0 <내 삶의 길목에서> - podcast episode cover

2023/08/10 <내 삶의 길목에서>

Aug 10, 20234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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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descriptio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침에 아내에게 “근데 주말에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물어봐도 돼”아내가 눈을 크게 뜨고“내가 화를 냈다고?... 잘 모르겠는데 ...”아내는 뭐에 그리 화가 났는지 주말 내내 실눈을 뜨고 말도 하지 않고 찬바람이 돌았습니다. 평소 아내는 참 다정한데 아내가 말을 하지 않는다는 건 단단히 화가 났다는 겁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잘못한 게 없고 그런데 괜히 말을 붙였다간 더 큰 화를 낼 거 같아 그냥 조용히 있었습니다. 신혼 때부터 26년을 시부모 모시고 세 아이 키우며 회사에서는 나이 많은 선배로 어깨에 진 짐이 버겁지만 어디 하나 녹녹히 풀어 놓을 곳이 없었을 겁니다. 거기에 갱년기까지.....아내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화풀이 대상이 나라면 언제든 받아줘야겠지요.‘내가 당신이 되는 마음’ 우리 동네 도서관에 붙어 있는 글인데 역지사지라는 말을 참 예쁘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사내부부인데 아내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구내식당에서 점심 먹고 커피 한잔 하러 가자고.... 어제 화가 난 이유가 생각났다며 얘기를 해 주겠답니다. 아내가 화난 이유는 둘이서 점심에 먹은 라면 때문이었습니다. 아내는 면발이 꼬들꼬들한 걸 좋아하고 나는 푹 익은 걸 좋아합니다. 계란은 노른자가 보존되어 약간 반숙된 걸 나는 좋아하고 아내는 계란을 휘휘 풀어 국물과 섞인 걸 좋아합니다. 아내는 자신의 취향대로 라면을 끓였고 풀어진 계란은 어쩔 수 없어도 면발은 조금 더 익혀 주면 안 되냐 는 나의 말에 오늘은 그냥 먹으라고 하길 레 순간 입맛이 사라져 먹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혼자 라면을 먹는데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고 했습니다. 퇴근시간 아내가 친구랑 약속이 생겼다고 늦는다고 하길 레 저녁은 내가 책임진다고 걱정 말라고 큰소리쳤습니다. 오늘 저녁은 내 입맛에 맞춘 라면입니다. 사실 아이들은 내가 끓인 라면을 더 좋아하거든요. 내 비자금통장 에서 아내 이름으로 송금을 눌렀습니다. 가끔은 아내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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