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09 <엄마의 엄마가 될 결심> - podcast episode cover

2023/08/09 <엄마의 엄마가 될 결심>

Aug 10, 20233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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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descriptio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오늘도 어제처럼 미숫가루를 들고 어르신 댁을 방문했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입맛이 없어 끼니를 거르는 어르신이 많아 방앗간에 가서 미숫가루 120명분(120kg)을 만들었습니다. 설탕과 통까지 주니 안 먹을 수 없다며 덕분에 기운 차렸다는 인사를 받을 때면 마음이 뿌듯합니다. “어떤 여성들은 살면서 두 번 엄마가 된다” 는 글을 읽고 격하게 공감한 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자기 자식의 엄마가 되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자신을 애지중지 길러준 부모님의 엄마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두 경우의 공통점은 “결심”이라고 했습니다. 사회복지사로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보면 자식들의 돌봄이 절실히 필요함에도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양보호사를 파견하는 공적서비스 3~4시간만으로는 절대 부족함에도 자식들도 각자의 생업으로 마음만 있을 뿐 한 달에 한번 오는 것도 어려운 현실입니다. 그런데 어제는 뭉클한 경험을 했습니다. 짜증과 투정을 부리고 틈만 나면 배회하던 어르신이 아주 편하게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따님이 온 겁니다. 그동안 직장생활로 돌봄을 아버지와 요양보호사에게 맡겼는데, 이제 퇴직해 몇 달간만이라도 엄마가 되어주려고 제주도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웃기도 하고 식사도 잘하시고 밖에 나가려 하지도 않는다고 했습니다. 비록 딸을 알아보지는 못해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가 봅니다. 노년에는 질병이나 상해로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부모님의 한없는 돌봄으로 성장했듯 지금부터는 우리가 부모님이 최소한의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단 일주일만이라도 엄마가 되어주면 어떨까요? 그래서 노년이 불안하고 두렵지 않도록 돌봄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길 꿈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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