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6 <부족함> - podcast episode cover

2023/06/16 <부족함>

Jun 18, 20234 min
--:--
--:--
Download Metacast podcast app
Listen to this episode in Metacast mobile app
Don't just listen to podcasts. Learn from them with transcripts, summaries, and chapters for every episode. Skim, search, and bookmark insights. Learn more

Episode descriptio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로 계속 전화가 왔습니다. 혹시나 하고 받았는데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친하게 지내던 언니였습니다. "하도 전화를 안 받길 레 번호가 바뀌었나 했네. 잘 지내지? 한번 보자! 언제 시간 돼?" "좀 바빠서.. 나중에 연락할게." 언니에게 유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좋은 기억은 없고 힘들기만 했던 곳에서의 일들이 다시 생각나 서둘러 전화를 끊었습니다. 회사 사람들 연락처를 다 지워버리고 잊고 있었지만, 그래도 언니의 전화를 그렇게 끊은 건 마음이 영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언니, 오늘 시간 되는데.." "그래? 그럼 당장 만나자! 이사 안 갔지? 내가 너희 집 근처로 갈게" "언니 우리 얘기만 하자! 여전히 속 좁다고 흉 봐도 할 수 없지만, 회사 얘기는 안 듣고 싶어" 그렇게 미리 약속을 받았습니다. 언니와 밥을 먹으면서 씩씩한 척, 잘 지내는 척을 했습니다. 내 얘기를 들어주면서 언니는 반찬 그릇을 다 내 앞으로 밀어주었습니다. "너 이 반찬 좋아했잖아. 고기도 더 먹고. 국물 있는 걸 좀 더 시킬까?" 더 이상 아닌 척 하기 싫어서, 제가 먼저 동료들 얘기를 꺼냈습니다. "나와서 보니까 다 좋은 사람들이었는데.. 그때는 왜 그렇게 나를 싫어하고 힘들게 하는지 너무 미웠어." "누가 너를 싫어해? 아니야! 오해한 거 있으면 풀어! 네가 곁을 안 내 줘서 그렇지 지금도 다들 네 안부 궁금해 하고 있어." 그때나 지금이나 언니는 저에게 좋은 말만 해줍니다. 우리 얘기만 하자고 해 놓고, 몇 시간을 회사 얘기를 했는데, 막상 속마음을 털어 놓으니 시원해 졌습니다. 언니의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나만 상처를 받은 게, 아니라 못지않게 내가 그들을 힘들게 했다는 걸 모른 체 했었습니다. 내가 먼저 연락을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부족함을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그래도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다가가는 것도, 다름을 인정하는 것도, 그리고 또 사과하는 것도 말이죠.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For the best experience, listen in Metacast app for iOS or Andro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