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5 <내 삶의 길목에서> - podcast episode cover

2023/06/15 <내 삶의 길목에서>

Jun 15, 20233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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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어렸을 때 어머니랑 자매처럼 친하게 지내는 이웃집 아주머니가 계셨습니다. 남편과 일찍 사별한 후 3남매를 데리고 열심히 사는 아주머니를 어머니는 많이 도와주고 싶어 하셨습니다. 장사가 늦게 끝나기라도 하면 그 집 아이들이 우리 집에서 저녁을 먹고 시간을 보내다 가도록 했습니다. 저도 아주머니 댁 아이들을 막내 동생처럼 귀여워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아주머니 댁 아들이 사춘기가 오면서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학교도 자주 결석하면서 엄마 속을 섞였습니다. 어느 날 외출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아주머니 아들과 마주치게 되었고 오늘은 형이랑 놀자고 해서 둘이서 영화를 보고 저녁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음에도 형이랑 놀지 않겠냐고 연락처를 받았고 그 후 시간이 날 때면 연락을 해서 만났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만나게 되면서 아주머니 댁 아들이 제게 마음을 열어 보였고 저도 그럴 때마다 귀담아 들어주고 친동생처럼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퇴근해 집에서 쉬고 있는데 전화가 와 받으니 아주머니 댁 아들이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어떻게 지내냐고 물으니 직장에 열심히 다니고 있고 결혼도 했고 쌍둥이 딸도 있고 작년에는 집도 마련했고 올봄에도 계약직에서 정규직이 되었다고 합니다. 자랑하려고 전화한 건 아니지 라고 물었더니 형은 제 흑 역사를 많이 아셔서 형 한데는 잘 지내는 모습을 자랑하고 싶었다고 해서 둘이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어머니는 건강하시냐고 물었더니 편찮으시긴 하신데 잘 해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해서 철든 마음이 고맙기도 하고 아직도 어머니가 자식들 곁에 계시다는 게 부럽기도 했습니다. 통화를 끝내려고 하는데 형이 아니었더라면 저 지금처럼 잘 살지 못했을 거라고 하는데.. 제 마음도 행복해졌습니다. 다음에 동생을 만나면 등을 몇 번 토닥여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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