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04 <내 삶의 길목에서> - podcast episode cover

2023/04/04 <내 삶의 길목에서>

Apr 04, 20233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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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descriptio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한 동안 서로 바빠서 만나지도 못하고 문자만 주고받았는데 친구에게 안부 겸 전화를 했습니다. ‘은주야 잘 지내니? 추위 다 지나갔는데 얼굴한번 봐야지. 몸은 건강하지?’ 했더니 한숨을 푹~~쉬며 "별로 잘 못 지내. 너도 우리 딸 결과가 궁금해서 연락 한 거지? 그냥 재수하고 있어." 그럽니다. 난 속으로 아~맞다. 딸아이가 작년에 고 3이었지..학업스트레스로 많이 괴로워해서 친구까지도 작년에 거의 얼굴을 못 봤습니다. 난 잠시 침묵하다가 한마디 했습니다. "내 친구 딸 안부 말고, 난 내 친구 안부가 궁금해. 은주야. 너 어떠냐고, 네 딸 말구~" 갱년기가 한창이라 잠도 못자고 또 어깨 오십 견이 와 팔도 못 움직이고 직장 다니면서 주말마다 시어머니 간병하느라 고생하고 입시 준비하는 딸 뒷바라지에 자기 몸도 마음도 못 챙기는 나의 친구는 그제 서야 ‘나 괜찮은지 나조차도 궁금해 하지 못했는데 역시 친구가 제일이다.’ 합니다. 나 역시 그럴 때가 있었습니다. 나의 모든 생활이 딸아이의 입시에 맞춰져서 누군가가 걱정스럽게 이야기를 건네면 고슴도치처럼 날을 세우고 퉁명스럽게 이야기했던 그런 때가 있었습니다. 5년 전 딸아이의 입시로 몸도 마음도 지치는데 누구하나 내 안부를 물어보진 않고 눈치만 살필 때 이 친구가 나에게 해줬던 말. "야~ 내가 네 딸이 더 중요하겠니? 네가 더 중요하겠니? 지 인생 지가 사는 거지. 왜 내 친구 괴롭히냐?" 했었습니다. 내 인생 안에 자식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래도 한순간쯤 "네가 더 중요해~" 이 한마디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조만간 봄볕 따뜻한 햇살아래 만나서 우리이야기 꽃 피우기로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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