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7 <내 삶의 길목에서> - podcast episode cover

2022/12/07 <내 삶의 길목에서>

Dec 07, 20224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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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description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며칠 전 사무실 직원들끼리 조촐하게 이벤트를 하자고 하더라고요. 만원 내외의 선물을 각자 준비해 게임을 통해 골고루 뽑자는 거였습니다. 전, 속으로 만 원짜리로 딱히 살 것도 없고, 그냥 쓸데없는 거사서 돈만 낭비하는 거 아닌 가해서 깔끔하게 문화상품권을 준비했지요. 그렇게 송년 이벤트를 시작했는데, 아니, 만 원짜리 선물치고 다들 포장도 그럴 듯 하고 크기와 모양이 천차만별인 선물이 15개 쌓였습니다. 그 중에 저같이 누가 봐도 뻔한, 상품권 봉투도 서너 개 보이긴 했습니다. 그리고 게임이 시작됐습니다. 첫 번째 우승자, 나이 지긋하신 부장님...선물을 신중하게 보시더니 "역시 선물은 제일 큰 게 장땡이지!" 하면서 큰 박스를 고르셨는데요. 대박! 박스 안에는 작은 껌부터 초콜릿, 과자, 사탕, 음료수 등등이 빼곡히 들어 있었습니다. 저희 사무실 막내가 준비한 거라는데 먹는 거마다 하나씩 포스트잇이 붙어 있엇습니다. 바삭한 스낵 류 에는 ‘누군가 부숴버리고 싶을 때 드세요.’ 껌에는 ‘누군가 잘근잘근 씹고 싶을 때 드세요.’ 음료수에는 ‘누군가 삼켜버리고 싶을 때 드세요.’ 초콜릿에는 ‘누군가 사랑하고 싶을 때 드세요.’ 이런 메모도 적혀 있었습니다. 폭발적인 반응~ 부장님 왈 "역시 요즘 신세대들은 다르고만~" 하시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그 뒤로는 게임이 점점 더 흥미진진해 졌습니다. 어떤 이는 중고서점에서 저렴하게 구한 옛날 만화책 10권!!!어떤 이는 사무실에서 가장 귀한 (커피를 뽑아 마실 수 있는) 백원짜리 100개가 든 유리병!!어떤 이는 할인권을 동반한 전시회 티켓!!어떤 이는 만 원짜리 화장품에 출장이 잦은 저희 직원들을 위한 자신이 공짜로 직접 모은 화장품 여행용 샘플 파우치 세트!! 그걸 보니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달랑 문화상품권 한 장 넣어 놓고 만원을 하찮게 생각한 제 자신이요 만 원이란 게 누구한테 선물하기 큰돈이 아닌 건 분명하지만 마음을 전달하기에는 충분하고 넉넉한 돈이라는 거... 이제야 알았습니다. 세상 사는 게 다 그렇겠죠. 생각하기 나름, 받아들이기 나름, 느끼기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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